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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밭을 일군 사람(5)] 조주현 한예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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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밭을 일군 사람(5)] 조주현 한예종 교수

뜨거운 열정과 찬 머리로 ‘상상의 舞話’ 쓰는 발레 사상가


무한 상상력과 기교를 접목시키는 발레리나


해외서 발레 흐름과 전략 직접 체험


지독한 연습벌레로 워싱턴발레단 주역무용수로 활약

이미지 반복 통해 의미 창출


경쾌한 발레 창작하고 대중과의 소통 시도


클레식 발레의 대중화와 ‘자유발레’의 정신 강조




▲ 조주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 문화평론가 장석용의 무용산책



조주현(曺周鉉․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실기과 교수)은 1972년 8월 23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예원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실기과)을 졸업하고, 이론적 갈증을 해소하기위해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다녔다. 그녀의 프로파일은 경이로운 기록의 연속이다. 워싱턴발레단 주역무용수를 맡는 등 해외에서 발레의 흐름과 전략을 직접 체험했다. 그녀의 발레에 대한 격정적 스펙트럼은 세월의 무게와 관계없는 놀라움 그 자체다.

그녀에게 불어 닥친 자유의 물결(Die Welle der Freiheit)은 그녀의 상상력을 배가시켰고, 싱그러운 흐름은 그녀를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연결시켰다. 열린 춤에 동경은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지구촌의 이웃들과 소통의 춤을 추게 하였다. 태풍 같은 열정으로 하루하루를 푸르게 살아가는 그녀는 ‘푸른 말들에 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지독한 연습벌레로서 그녀의 발레와의 투쟁사이거나 삶은 성공신화를 쓰는 사람들의 그것과 닮아있다.

▲ in theses days세계무용센터 이사, 한국을 빛낸 해외발레스타 초청공연 초청안무가로서 부름 받은 그녀는 젊지만 한국 발레의 지평을 넓힌 주인공이다. 세계발레스타 페스티벌과 천원의 행복한 발레 『생성, STEP-UP』을 연출하여 그 역량을 과시한 바 있다. 제20회 동아무용콩쿠르 금상, 2008 BALLET-EXPO 신인안무상, 제29회 서울무용제 안무대상, Critics Choice 2010 우수 안무상, 제19회 무용예술상 안무상 등의 수상경력은 그녀의 노력을 가늠하게 한다.

한국 발레계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인 조주현은 2003년부터 안무를 본격 가동, 2003년 SIDance(서울세계무용축제)의 Little Asian 동남아 순회공연, 2006년 제4회 Color of Dance, 2009년 춤작가 12인전, 2010년 평론가가 뽑은 안무가전, 2011년 제2회 세계무용의 날 기획공연에 참가, 2012년 MODAFE(국제현대무용제) 국내초청작으로 『영감 Ⅲ, Inspiration Ⅲ』가 선정, 서울국제발레페스티벌에서 『춤 중독 D-holic』을 안무하였다.

조주현 댄스 컴퍼니 혹은 K-Arts 발레단의 이름을 단 그녀의 안무작은 발레적 실험을 보여주고 있는 『난장(Shaking the Mold)』『날개 위에(On the Wings)』『행복한 행진(Happy Parade)』『시간 밖으로』『오감도』『가을 그 빛 속으로』『비몽』『배웅』『영감(Inspiration)』『영감Ⅱ(Inspiration Ⅱ)』『재진화(Re-evolution)』『진주(Pearl)』『사랑하거나 미워하거나(Love or Hate it)』『오! 파가니니(Oh! Paganini)』『요즈음(In these days)』『도(圖,그림)』『싱(S. I. N. G.)』 외 다수가 있다.

▲ Love or hate it 조주현의 대부분의 발레가 이미지 반복을 통해 의미를 창출해왔다. 그녀의 주요 출연작을 살펴보면 그녀가 춤 밭을 일구는데 기여한 정도를 알 수 있다. 그녀는 1992년 워싱턴발레단에 입단, 1994년부터 워싱턴 발레단의 주역 무용수로 활동하다가 대학에서 모두가 즐기는 발레를 모토로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다양한 조주현의 발레는 여유로움에서 출발한다. 경쾌한 발레를 창작하고,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안주를 싫어하고, 도전을 즐긴다.

전 워싱턴 발레단상임 안무가 싱가포르 출생의 추산 고(Choosan Goh)의 『천국의 새들(Birds of Paradise)』『다섯(Fives)』『더블 콘트라스트(Double Contrast)』『밤의 열기 속에서(In the Glow of the Night)』『충동(Momentum)』에 출연한 조주현은 음악과 상상력을 연결하는 테크닉을 배우며 창작 발레의 소중함을 감지하며, 동양적 감성이 이지적 서양을 어떻게 산책해낼까, 하는 ‘발레, 상상적 발아’라는 명제를 간직하게 된다.

▲ inspiration전 뉴욕시티 발레단 예술 감독 및 상임 안무가 조지 발란신(George Balanchine) 의 『세레나데(Serenade)』『갈등(Agon)』『콘체르트 바로코(Concerto Barocco)』『알레그로 브릴리언트(Allegro Brilliant)』『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 15번(Divertimento No.15)』『차이코프스키 파드듀(Tchaikovsky, pas de deux)』『잠자는 숲속의 미녀 3막(Sleeping Beauty actⅢ)』에 출연함으로써 명곡을 춤추며 정통 발레를 체계적으로 습득하게 되었다.

이름만 들어도 오금이 저리는 명 발레를 만들어 내는 대 안무가들은 바흐, 헨델, 모차르트, 브람스, 멘델스존, 리스트, 차이코프스키 같은 클래식 음악의 대 작곡가들을 발레에 불러들여 명작 발레를 창조한다. 숙성의 단계를 몇 번씩 거친 다음에 화려하게 피어나는 발레의 운명, 그의 든든한 후원자는 음악이다. 발레와 음악의 상생, 최고급 기량의 춤은 ‘발음의 짝짓기’가 이루어진 다음에 가능하다. 모든 것은 일상의 정치성과 함수관계를 띤다.

전 스칼피노 발레단 예술감독 닐스 크리스티(Nils Christe)의 『비발디(Vivaldi)』『4중주(Quartet)』에 출연하면서 작곡가에 따른 발레의 질감 변화를 감지하게 되었고,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발레 상임 안무가 크지스토프 파스토(Krzysztof Pastor)의 『소나타(Sonata)』『통행(Passing By)』『그만해(Stop it)』『거쉬윈의 피아노 콘체르토(Gershwin's piano concerto)』에 출연하면서 클래식과 발레가 분리될 수 없는 일심동체라는 사실을 각인한다.

▲ 비몽1모딜
그녀의 발레 출연작들은 고전과 현대에 걸친 다양한 것들로 동양인의 발레 출연에 늘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으며 기우를 털어내었다. 그녀의 발레 지성이 농축되고 지혜가 축적되는 황금 교습시대가 열린 것이다. 힘들지만 가강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한국에서의 학습기, 해외 안무가들 작품에 출연하던 시절, 이제 그녀는 빠르고, 경쾌하고, 신나는 자신의 작품들을 거침없이 안무해내는 ‘차이의 발레’를 알차게 만들어 내고 있다.

전 워싱턴 발레단 상임 안무가 린 코트(Lynn Cote)의 『살렘의 마녀(Witch of the Salem)』『독특한 전통(Unique Tradition)』『연결(Nexus, N; Connection, Link)』에 출연, 발레의 또 다른 갈래를 체험하게 된다. 또 다른 워싱턴 발레단 예술감독, 메리 데이로부터 『호두까기 인형(Nutcracker)』『백조의 호수(Swan Lake)』『지젤(Giselle)』의 흥행성과 예술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터득하게 된다.

▲ 圖(그림)_SE_9751이외에도 조주현은 『구름(Nuage)』(이리 킬리안, Jiri Kylian, 전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 예술감독), 『초절기교 연습곡(Transcendental Etudes)』(케빈 맥켄지,Kevin Mckenzie,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예술감독), 『잎들이 떨어지네(The Leaves Are Fading)』(안토니 튜도,Antony Tudor, 전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상임안무가), 『사바나(Savannah)』(니시케레로 체케와나,NtsikeleloCekewana), 『로미오와 줄리엣』(잔 크리스토프 미로, Jean-Chrisotophe Millot, 모나코 왕립발레단 예술감독)에 출연한다.

『저녁(Evening)』(그레엄 러스팅, Graham Lusting, 아메리칸 레퍼토리 발레단 예술감독),『야성은 어디에 있는가?(Where the Wild things are?)』(셉타임 웨버, Septime Weber, 워싱턴 발레단 예술감독), 『헨델과 그레텔』(릭 맥클로, Rick McCullough, 노스 캘롤라이나 예술 학교 교수 및 안무가), 『날 떠나지 말아요(Ne Me Quitte Pas)』(크리스토퍼 도일, Christopher Doyle, 프레즈노 발레단 예술감독),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Alice in Wonderland)』(토니 핌블,Tony Pimble)로 더욱 자신을 연마시킨다.

『부드럽게 마주친 눈(Eyes that gently touched)』(컬크 피터슨, Kirk Peterson,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발레마스터), 『한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피터 아나스토스, Peter Anastos, 전 신시내티 발레단 예술 감독), 『새벽의 노래(Aubade)』(크리스천 홀더, Christian Holder, 전 조프리 발레단 주역 무용수), 『12인을 위한 희유곡(Divertimento for Twelve)』(렉스 빅모어, Rex Bickmore, 전 워싱턴 발레단 부 예술 감독), 『레 실피드(Les Sylphides)』(미셸 포킨, Michel Fokin)에 출연하면서 고수들의 비법을 모두 섭렵하게 된다.


▲ 오감도클래식 발레의 대중화로 인식전환을 유도하고, 대안적 춤 찾기 방식으로 소통의 발레를 추구하는 조주현은 발레의 새로운 물결을 이끌고 있으며 대중을 끓게 만들 수 있다. 어울림과 소통, 성찰 같은 소재로, 움직임으로 관객들이 발레의 이미지를 포착할 수 있게 무제(無題)의 개념을 선호한다. 새가 알을 깨고 나오듯 그녀는 발레의 틀을 깬다. 미니 이사도라 덩컨,

조주현은 새로운 기법과 개념을 재정립하고 '자유발레'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낭만주의나 신고전주의의 고고한 성을 떠나 그녀는 새로운 영감을 찾아다니는 보헤미안적 방랑자이다. 그녀는 움직임과 음악의 굳건한 유대를 통한 생명력으로 ‘존재와 생성의 갈등’을 조화롭게 치유해내고 있다.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컨템포러리 발레 안무가, 조주현’은 원효의 뜨거운 열정과 율곡의 찬 머리로 ‘상상의 무화(舞話)’를 써 나아갈 발레 사상가다.

/장석용(댄스칼럼니스트,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