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밭을 일군 사람(31)]홍선미 홍선미무용극단NU 예술감독
타 장르와 크로스오버 통한 이미지 극대화
초상화 미인도의 아름다움을 알려주는 몸짓
뮤지컬·오페라·음악제 연출 '춤의 나침반' 역

동방에 뜬 작은 무지개, 투시력을 지닌 사람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춤을 직조하는 춤꾼이자 안무가다. 중년의 그녀가 빚어내고 의미하는 고급 팝 댄스는 늘 그 오묘한 빛으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작은 몸짓에서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찬란한 춤들은 유엔의 외교관들을 감동시켰고, 조계종 심장부에서 스님들을 경탄케 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대학입학 후, 현대무용가 육완순에게서 내러티브가 있는 춤과 무브먼트가 만들어내는 의미 만들기 등을 통해 자신의 춤의 향방을 정하게 된다. 앞으로 전개될 자신의 춤의 개성과 방법론 구축을 위한 묵언수행은 오늘의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 낸다. 이후, 그녀는 듀크 대학의 ADF 수료와 연극에서 배우는 춤의 극적 구조 쌓기 테크닉에 더욱 몰두하게 된다.

그녀는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로부터 심사위원선정 특별예술가상(2011), 공연과 리뷰 올해의 작가상(2012), 삼육대학교 총장배 전국무용경연대회 안무상(2010), 밀물예술진흥원 베스트작가상(2010), 공연과 리뷰 안무상(2010)을 수상하면서 춤밭에서 자신의 존재를 서서히 드러내며 잊히지 않을 명작들을 만들며 장인의 길을 가고 있음을 알렸다.

홍선미의 주요 안무작은 『바다에서 온 여자』(2012년), 『푸른 계곡의 꿈』(2011년) 『Centaur』(2010년), 『세 여자의 접시 쌓기』(2010), 『로카리아』(2009), 『늑대는 하이힐을 좋아해』(2007), 『화려한 동양화 속으로』(2007), 『멋, 풍류 그리고 혼』(2006), 『아! 아프리카』 (2002), 『피노키오』(2001), 『어떤 사랑-노처녀히스테리』(1999)등 이다.
『바다에서 온 여자』는 입센 원작에서 하나의 모티브인 ‘굴레’를 상징화 시킨 작품이다. 결혼이라는 굴레일 수도 있고, 여자의 일상이라는 틀이 굴레일 수도 있다. 굴레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훌라후프를 사용하여 다양한 움직임을 펼쳐나간다. ‘굴레’ 의 이미지와 바다로의 외도(욕정), 그리고 결국 다시 바다에서 굴레로 돌아옴을 표현한 작품이다.

『Centaur』는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마의 슬픔을 그린 작품이다. 달리고 싶은데 달릴 수 없는 상반신과 뜨겁게 사랑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다리를 통해 심리적 심도를 높이고 다양한 각도에서 안무가의 미적 감각과 춤의 차별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인간의 내면과 외면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무용수들의 본능적 몸짓과 에너지, 호흡 등이 강조되고 있다.
『세 여자의 접시 쌓기』는 상이한 직업의 현대 여성 갈등, 고됨, 현실에 대한 탈피 등을 표현한 작품이다. 가정주부, 화가 식당 종업원의 현실을 접시로 설정, 구토를 현실에 대한 짜증으로 표현하는 등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 이들의 꿈을 추상적‧환상적 무용으로 보여준다. 코믹터치, 드라마틱, 새의 상징성, 현대무용의 특성 등을 조화롭게 안무해낸 작품이다.

『피노키오』는 제펫토에 의해 만들어진 나무인형의 내면은 ‘나도 저들처럼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피노키오의 내면과 한 여자의 내면을 대입시켜 그림자극을 펼친다. 여성의 내면에 있는 사랑에 대한 갈망을 신비롭게 표현한 작품이다. 『멋, 풍류 그리고 혼』, 『로카리아』, 『아! 아프리카』, 『어떤 사랑-노처녀히스테리』는 제목 속에 주제가 담겨있는 홍선미의 춤에 대한 그녀만의 해석, 여성적 안무의식, 안타까움과 현실에 대한 자신의 처지를 담론의 장으로 이끈 작품들이다.

인도 스리 아우로빈도 아쉬람 델리 지부 요가아카데미 요가 지도자 연수 과정을 수료하고, 한국의 대한요가협회로부터 운동처방 요가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한 그녀는 2009년부터 한국체육대학교 생활무용학과 요가지도자 자격증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수원대, 충남대, 중부대, 인천전문대에서 현대무용, 재즈, 요가를 가르치면서 춤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천후, 전 방위 장르에 관계없이 무서움을 모르는 그녀의 춤의 전설은 가난하지만 행복한 춤을 추는 젊은이들의 희망의 언덕이 되었다. 가능성의 춤은 인정받는 춤으로 변하였고, 테크닉만 강조하는 춤 정신이 사라진 춤판의 바람직한 춤 전형으로서 지지 않을 꽃을 피워내고 있다. 작지만 내실 있는 꽃을 피워내는 그녀의 춤은 이제 ‘춤의 나침반’이 되었다.

홍선미의 최근 국내외 무용작품 안무, 연출 경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2년:UN초청 6‧25전쟁 발발 60주년 패션무용퍼포먼스, 『단청, 춤추다』 뉴욕 인터콘티넨탈 바클레이, 대한불교조계종 주관 『천년의 문화, 천년의 평화』, 나무 갤러리, M극장기획 ‘춤과 의식 전’ 『바다에서 온 여자』, 2010년: 한국패션문화협회G-20 패션아트비엔날레 『전쟁과 평화』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M극장기획 베스트 춤 레퍼토리 전 『푸른 계곡의 꿈』, 고양문화재단 고양예술인선정 기획공연 『세 여자의 접시쌓기』, 새라새극장, M극장기획 ‘춤과 의식 전’ 『푸른 계곡의 꿈』으로 예술성 높은 탄탄한 구성과 연기력을 보여준 땀의 추출물이었다.

홍선미는 JB오페라단, 이복남 작곡발표회, 명지국제현대음악제, 하이서울페스티발 패션아트축제, ‘별밤 축제’, 소외지역 활성화 지원 사업, 미술관 목요음악회, 성남국제무용제, 중앙박물관 가족 음악회, 조지현 피아노 독주회, 한일 댄스페스티발, 여성 합창단 정기연주회, 수원월드컵경축 축하공연, 무의탁 청소년 돕기 기금마련공연, 중국 호로도시와의 조인식 공연 등 장르를 초월한 협연을 하고 있다. 1997년 경기도립극단 『고향의 봄』에서 2012년 수원화성국제연극제 개막공연 『다산의 하늘』에 이르는 수많은 뮤지컬, 연극, 오페라, 음악제 연출 및 안무는 그녀의 실력과 개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활동무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