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는 삼성SDS의 상장 계획을 정말 몰랐을까? 아니면 삼성그룹의 보안능력은 골드만삭스의 정보력을 뛰어넘을 정도일까? 이도저도 아니라면 또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 삼성SDS 50만주 매도를 둘러싼 의문점은 아직도 시장을 배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SDS의 IPO 계획 발표는 유명무실한 삼성그룹의 철통보안을 증명한 셈이었다. 이후 관심은 삼성SDS의 IPO 계획에 대한 사전 정황이 있었는지의 여부로 쏠리게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삼성SDS의 IPO 계획 발표 2주 전 50만주가 한 주체에 의해 매도됐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에 대한 첫반응은 ‘아깝다’였다. IPO 계획이 발표된 당일 삼성SDS의 주가는 4월 말 주가대비 무려 51.7% 폭등했기 때문이다.
이후 관심은 ‘50만주 매도의 주체가 누구인가’에 쏠리기 시작했으며 이를 두고 여러 가지 소문이 돌았다.
가장 유력했던 소문은 삼성그룹 고위 임원들이 삼성과 결별하면서 물량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50만주라는 대규모 물량을 가지고 있는 임원도 없을뿐더러 설령 있다 하더라도 한 창구를 통해 나왔다는 것은 여러 임원들이 물량을 합친 것으로 보기도 어려웠다.
또 차명주식과 연관됐다는 루머도 돌기 시작했다. 전 임원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주식을 차명으로 가지고 있다가 이를 현금화하기 위해 정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근거 없는 루머에 지나지 않았다.
결국 매도의 주체는 골드만삭스로 밝혀졌다. 여기서 골드만삭스를 둘러싼 루머가 퍼지기 시작했다. 삼성SDS 상장을 위한 주관사 계약을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사모펀드 중 트라이엄프투인베스트먼트라는 펀드를 통해 삼성SDS의 주식 173만5663주(2.24%)를 소유하고 있다. 50만주를 매각했으니 현재는 123만5663주로 추정된다.
한 증권업 관계자는 “골드만삭스가 삼성SDS의 주관사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일부 지분을 매도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지분을 대량 소유한 상태에서 주관사 계약을 하게 되면 상장으로 인한 부당이익 등 도덕적 해이 여부에 대해 비난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주관사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5%가 넘는 지분을 소유한 것이 아니다”며 “5%가 넘는 지분을 소유하게 되면 법적으로 주관사를 못하는 규정이 있어 비난의 대상은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의문이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증폭됐다. 삼성SDS의 IPO 계획 발표 전 골드만삭스의 50만주 매도가 주관사 계약을 위한 의도적 행동인지 여부와 그것도 아니라면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하는 골드만삭스가 삼성SDS의 IPO 계획을 정말 몰랐는지 여부에 대한 것이다.
만약 삼성SDS의 상장계획을 골드만삭스가 몰랐다면 이는 한 마디로 ‘뛰는 골드만삭스 위에 나는 삼성’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삼성그룹의 정보보안은 철옹성과 같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