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한나(魯한나)는 1982년 1월 29일 서울에서 아버지 노갑수(魯甲洙)와 한국무용가인 어머니 김은희(金恩姬) 사이에 1남 1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무용, 피아노, 서예 등을 배우며 예술 감각과 창의력을 길러왔던 그녀는 서울 잠전 초등학교 6학년 때, 우리 춤을 보다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추려면 전통 음악과 장단을 숙지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권유로 중학교 과정인 국립국악학교 국악전공에 진학했다.
그녀는 큰 눈망울에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사슴처럼 금세 울음을 터트릴 듯한 순수로 와 닿는다. 위계질서를 배우며, 섬세한 감각으로 영민한 노한나는 우리 춤, 밀양검무의 보급과 체계적 교육을 위해 조련된 춤꾼이다. 시련과 좌절을 겪으며, 숱한 시간을 빛나는 보석이 되기 위한 자양분으로 삼아온 그녀는 보랏빛 자수정처럼 매혹의 빛으로 눈 내린 밤길을 걷듯 조심스럽게 자신의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길은 멀고 지천이 스승의 텃밭이다.
노한나는 무용학원을 운영하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장고에 친숙해졌고, 우리 춤을 볼 기회가 많아졌으며 자연스럽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데뷔 무대는 다섯 살 때, 1986년 국립극장 대극장에서였다. 당시 국립국악원 상임안무자인 배정혜 안무의 『강남제비』에서 흥부의 어린 자식으로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무용콩쿠르에서도 입상했다. 이후 크고 작은 공연에 출연했으며, 이듬 해,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에 출전하여 ‘선(善)’ 상을 수상했다.
노한나를 지속적으로 격려하며, 자신이 어렸을 적 하지 못한 부분을 채워 넣고자 한 사람은 그녀의 어머니다. 틈이 보이지 않게 몰아붙인 결과는 노한나의 반개화(半開花), 그녀는 전통 춤의 깊숙한 맛, 그 오묘한 여정을 가는 젊은 춤꾼일 뿐, 너무나 많은 춤꾼의 과정이 남아있다. 자신도 모르게 너무 깊숙이 전통에 물 들은 그녀는 다양한 춤의 궤적을 밟으며, 종합예술로서의 춤의 다양한 갈래에서 자신이 공부해야할 분야를 습득하고 있다.
중학생으로 대금을 전공하며 정악과 산조가락을 배웠고, 국립국악고에선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고등학교 시절 담당교사 윤성주(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로 부터 기본기를 충실히 배웠으며, 한국 춤의 다양한 류파(流派)를 접하며 춤꾼으로서 기반을 다졌다. 고교생으로서 그녀의 춤은 동덕여대 전국학생무용콩쿠르 고등부 2등 수상(1999. 08)에 이어, 한양대 전국학생무용콩쿠르 고등부 1등 수상(1999. 09)을 하며 기염을 토했다.
샤론의 장미, 노한나는 집념과 성실의 대가로 성공을 보상받을 인자(因子)를 소지하고 있다. 그녀의 밤은 낮보다 길다. 엄청난 연습량과 바쁜 일정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그녀의 휴식은 공연장에서 온다. 춤추며 즐기는 춤의 여정과 여린 춤꾼들과의 수다는 벗어나고픈 굴레에서의 위안이다. 이미 벗어난 소녀와 청춘의 낭만을 땀으로 상치한 지금, 그녀는 운명적으로 고수들이 겪었던 길을 답습하고 있다. 봄의 벚꽃, 여름날의 낭만, 가을 단풍, 겨울 눈꽃은 그녀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한다.
성균관대학교 무용과에 진학한 노한나는 공연활동을 겸하면서, 무용에 관한 학문적 이론을 보다 심도 있게 접하게 되었다. 짬이 나는 시간에 춤 과외를 하면서 춤을 쉽게 교육하는 방법론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국춤의 원리, 올바른 호흡법, 창작무용에 관한 고민은 미래의 춤 교육자로 그녀를 성장시킬 것이다. 그녀의 춤 교육은 학생들이 쉽고 빠르게 이해하도록 암기위주가 아닌 심리묘사, 동작원리, 이해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인생은 순환이며 창의적 공간에서 자신을 어떻게 보여주고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를 찾는 작업이다. 우리 춤 연구의 대선배이자 스승인 그녀의 우상은 임학선 교수이다. 가족 이상으로 공연과 연구에 많은 시간을 같이하는 그녀는 ‘임학선댄스위’ 정단원으로서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과 밀양검무보존회 회원으로서 전통춤을 연마하며 공연을 하고 있다. 이런 경험들은 그녀의 제자, 경북예고 무용과 학생들의 새로운 밑거름이 된다.
그녀의 최근 10년간 개인공연 및 안무작 공연은 임학선 춤50년, 임학선댄스위 30년 기념 ‘임학선댄스위 발자취’(두리춤터)의 노한나의 춤 공연 『문묘일무』(2014), 『밀양검무』(2014), 『순간』(2014), 임학선댄스위 창작무대 2014 ‘Creative Stage'(두리춤터)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2014) 안무 및 출연, 두리춤터 테마가 있는 한국춤 시리즈 제10테마 “소극장춤으로 보는 한국춤의 흐름” 노한나의 춤 『디딤』(2013) (두리춤터), 2012 무용문화포럼이 선정한 안무가시리즈Ⅰ 『그 사람을 찾습니다』(2012) 안무 및 출연(두리춤터), 임학선댄스위 창작무대 2012 ‘Creative Stage' 『부케』(2012) 안무 및 출연(두리춤터), 2010 임학선댄스위 창작무대 ‘Creative Stage' 『순간』(2010) 안무 및 출연(두리춤터), 제7회 성균관대 대학원 무용학과 워크숍(성균관대 새천년홀), 『refresh with』(2008) 안무 및 출연, 제4회 성균관대 대학원 무용학과 워크숍(성균관대 새천년홀), 『어머니』(2005) 안무 및 출연, 제13회 성균관대학교 무용학과 졸업발표회 (성균관대 새천년홀), 『탈아, 脫我』(2004) 안무 및 출연에 걸쳐있다. 그녀의 안무작들은 가족과 일상을 다룬 것이 대부분이다.
그녀는 성균관대에서 ‘현행밀양검무와 18세기 검무의 관계성 연구’(2006년)란 석사논문 이후 밀양검무의 대중화와 바른 전승을 위해 다양한 공연을 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사 구술채록사업 연구원, 대진대학교 강사, 무용문화포럼 연구이사를 거쳐 현재 밀양검무보존회 총무, 경북예고 강사, 한국전통춤협회 총무, 석전일무연구원 전문 연구원, 성균관대 유가예술문화콘텐츠연구소 연구원, 국가직무능력표준개발 사업 ‘문화예술경영분야’ 개발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노한나는 중요무형문화재 제85호 “석전대제” 『일무』 지도(2005~2008), 충무공 이순신 장군 “둑제” 재현행사(전남 여수 진남관, 2007), 무용부문 연구보조 및 『둑제의 춤』 지도, 예술사 구술채록사업 무용분과 주제사 ‘채상묵’, ‘그레타 리’ 채록 연구(2009. 5~2010.2), 『문묘일무와 예악사상』 출판 연구 보조 참여(책임교수 임학선, 2008~2011), 경북예고 제41회 예무제 『벽장 넘어 그곳에는』 안무 및 지도(2010), 경북예고 제42회 예무제 『지금 우리는』 안무 및 지도(2011), 성균관대 예술학부 주최, 유가예술문화콘텐츠연구소 주관 신윤복을 위한 콜라보레이션 미학ㆍ음악ㆍ복식ㆍ무용의 융복합 심포지엄 논문발표 「신윤복의 ‘쌍검대무’를 통해 본 조선 후기 검무」(임학선 공동연구, 2012), 경북예고 제44회 예무제 『1965』 안무 및 지도(2013), 경북예고 제45회 예무제 『백일홍』 안무 및 지도(2014), 국제석전학회 국제학술대회 논문 발표(성균관대 국제관, ‘밀양검무의 사상체계’)(2014) 등으로 자신의 안무력과 연구 성과를 객관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녀는 ‘밀양검무’ 하나로 금년에만 예술단 ‘결’ 주최 제1회 검무축제 『춤추는 검』(2014,성남 중앙공원), 서울세계무용축제․ 김영희춤연구소 공동주최 『2014 검무전』(서강대 메리홀), 선일여자고등학교 ‘아람제’, 밀양아리랑 토요상설공연(밀양 영남루), 밀양검무정기공연(대구 봉산문화예술회관), 제56회 충북예술제 폐막공연 ‘벽파 박재희의 명불허전-매란국죽’ 『무무, 검』(청주예술의전당), 21세기문화창조연구원 주최 『무희, 검을 들다』 (공주문예회관 대극장), 『춤으로 만나는 수수지례 Ⅱ』 (두리춤터), “레파토리로 보는 한국춤의 흐름-검무”(두리춤터)에 이르는 전국의 긴 일정을 소화해야만 했다. 또한 테마가 있는 한국춤 시리즈 제1테마 “기본춤으로 보는 한국춤의 흐름” ‘박금슬류 춤동작 기본’과 임학선 안무 ‘태극구조의 기본춤’(두리춤터)에 출연했다. 아직 금년은 남아있고, 그녀는 더욱 분주해질 것이다.
노한나, 밀양검무의 수호자, 검무 중 비교적 장검으로 잦은 의식을 치러내는 모습이 대견하다. 운명적 무녀(舞女)로 택한 받은 그녀가 가야할 길은 직선의 사(史)에서 고행의 움직임이 들어있는 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욕망을 잠재우고 타인을 이롭게 하는 연희로 경계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중심과 주변을 가리지 않고 잠들지 못하는 삶에서 그녀의 느낌과 사고는 과거를 잊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다. 그녀에게 안식과 평안이 깃든 날들이 많아지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