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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무의 발전 가능성 확인시킨 제2회 검무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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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무의 발전 가능성 확인시킨 제2회 검무축제

[무용리뷰] 신미경 총괄 안무의 『뚝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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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 그리고 칼
​최근 분당중앙공원 야외특설무대에서 예술단 ‘결’이 주최하고 신미경이 총괄 연출, 안무한 2015년 '제2회 검무축제'가 펼쳐졌다. 칼의 울림과 선(線)을 쫓다보면 시대를 넘나들고, 많은 역사가 스쳐간다. 한 때 갇힌 칼시대의 아픔을 딛고 열린 칼을 지향하는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신미경은 칼의 춤(劍舞)를 자신의 숙명적 인연으로 삼고 검객과 학자, 애호가, 후원자를 초청하고 두 번째 검의 향연을 마련했다.
조선 중기 문신 심수경(沈守慶)의 ‘견한잡록(遣閑雜錄)’에 의하면 조선조 ‘뚝제’는 왕이 참가한 가운데 성남일원에서 시행되었던 군사훈련인 강무(講武)행사 시, 장수의 황색 기(旗)에 올리던 제사’를 일컫는다. 이 때, 제례를 봉행하면서 정도전의 시에 곡을 붙인 주납씨가(走納氏歌)를 연주하여 올렸다. 제사를 지낸 후에는 음복례를 하면서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장사(將士)들이 검무(劍舞)를 추었다.

현대 감각에 맞게 구성된 『뚝제』는 기원무(예술단‘결’), 둑무천고(纛舞天告, ‘기’ 예무단) 아리랑(명승 무예단), 하독검수천무(예술단‘결’), 광대 그리고 칼(무예공연예술단 지무단), 단검술과 총검술(특공무술 Tk-타이거즈), 창瘡,화華(예지 Sword Art),즐풍목우(櫛風沐雨, 십팔기무예보존회), 절차탁마(切磋琢磨, 예술단‘결’), 진검승부(김윤정, 이창경)의 열 편 으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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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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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검승부
야외공연의 특유의 웅장한 사운드에 맞추어 진법에 맞추어 오방색 주조의 복식을 한 군사들이 장군의 황색깃발아래에 모인다. 신 칼을 들고 나라의 부강, 평안을 위한 기원무를 춘다. 장검의 위용과 깃발을 펄럭이며 추는 춤은 흥분을 자아낸다. 뿔 나팔의 결연한 알림, 출정에 앞서 전쟁의 승리와 무사귀환을 바라며, 둑기를 세워 승리를 기원하는 무인들의 군무, 비장의 ‘둑무천고가 이어진다.

‘아리랑’은 해동검도의 기본기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몸의 움직임으로 남, 녀의 유연함과 강인함, 단체의 화합을 검으로 표현한다. 고수들의 비기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하독검 수천무’는 고구려 광개토대왕비에 새겨있는 하독과 수천을 끊임없이 유회하며 지켜나가는 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역동적 창작검무이다. ‘광대 그리고 칼’은 광대들이 누란지위에 빠진 나라를 위해 비장의 무예실력으로 의연히 일어난다는 내용이다.

‘단검술과 총검술’은 총칼단검과 단검을 사용하여 국가를 지키는 국방무술로써 국가에 충성하고 사랑하는 맘으로 적과 대치하여 겨루는 기술을 시범 보인다. 남녀노소가 하나가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출시킨 것으로 어린이들의 참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창瘡,화華’는 어린나이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신라화랑 ‘황창의 고사’를 토대로 안무한 작품이다. 무(無)―검기(劍氣)―검광(劍光)―검화(劍化)의 순으로 무(舞)와 무(武)의 결합을 추구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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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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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검술

‘즐풍목우’는 조선후기 십팔기를 익히는 무인들의 연무이다. 바람에 머리를 빗고 비로 몸을 씻으며 쉼 없이 무예를 익힌 끝에 조선의 국기 십팔기의 완성한다는 내용의 검무이다. 예도(銳刀), 본국검(本國劍), 쌍수도(雙手刀), 제독검(提督劍), 쌍검(雙劍), 왜검(倭劍), 교전(交戰), 월도(月刀), 협도(挾刀)가 포함된 다양한 대련과 진법은 잊혀진 무예의 궤적을 인지시키는 훌륭한 시범이었다.

‘절차탁마’는 옥이나 뿔 따위를 갈고 닦아서 빛을 낸다는 뜻으로, ‘전통굿거리’라는 여성 전통춤과 ‘무예춤’이라는 남성적 무예춤을 하나로 엮어 초발검으로 마무리함으로써 검무를 위한 끊임없는 춤과 무예의 수련을 표현한 작품이다. 김윤정, 이창경의 ‘진검승부’는 진짜 칼로 이기고 짐을 가린다는 뜻으로 삼십 개의 짚단을 앞에 놓고 두 여 검객이 진검으로 승부를 겨루며 짚단을 베어가며 그 실력을 보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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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무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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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신라 화랑 황창의 설화로 시작되었다는 검무는 대대로 장검이 사용되었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부러진 검으로 변질되었다. 신미경은 뜻있는 무인들과 긴 칼(長劍) 연구와 수련에 집중하여 왔고, 지금까지 사료를 토대로 ‘검 결’과 ‘검의 정신’이 살아있는 검무를 연구, 고증을 받아 춤으로 창작하여 전국의 춤 검무와 무예검무를 소개하는 공연을 하고 있다.

전통무예는 긴 역사를 가지지만, 국가의 무관심과 지원 부족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다양한 갈래의 무예로 자리 잡은 오늘의 검무는 위대한 문화원형이 되어 호국의 의지를 드높이는 예술이 되어있다. 신미경은 ‘무(武)’가 예술의 한 장르로 확고히 자리매김 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자신들의 노력과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공연은 지속되어야 하고, 제대로 된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제2회 검무축제 『뚝제』는 무대라는 제한된 공간에서도 ‘칼을 들면 행복한’ 검사들의 오랜 기간의 수련으로 단련된 품세와 절제미를 보여준 깔끔한 공연이었다. 신 열강들이 대치하고 북한의 위협이 상존하는 이 시대에 호국을 외치는 검무의 발전은 절대 필요하다. ‘칼은 진전을 향해 성장하고 있고, 그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듬뿍 필요하다’는 것을 암시하였다. 그들을 적극 후원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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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탁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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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풍목우
○ 신미경 프로필

- 전)서울예술단 창단멤버(1986)
- 전)사단법인 디딤무용단 지도위원(1992)
- 중앙대학교 대학원졸업(1997)
-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이수자(1999)
- 무예지도자 자격증(2003)
- 현) 예술단‘결’단장(2007)
- 현) 한국전통춤협회 감사(2013)
- 현) 사단법인 전통무예학회 부회장(2015)
-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심사위원선정 특별예술가(2013)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 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