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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716)] 딸이 엄마에게 보내는 사모곡 '친정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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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716)] 딸이 엄마에게 보내는 사모곡 '친정엄마'

♬하얀 목련이 필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날 우리 따스한 기억들 ... ♬ 사랑이 지고 난 연인들의 쓸쓸한 이별노래인데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면 늘 엄마 생각이 난다. 이미자 노래를 흥얼거리던 울엄마, 학교에서 돌아오면 반갑게 안아주던 울엄마, 우리가 좋아한다고 들통 한 가득 순대를 삶아놔서 순대가 질려 버리게 만든 울엄마, 기 죽으면 안된다고 등록금은 첫날 내 주던 울엄마, 가난한 어린 시절 때문에 죽을 싫어하던 울엄마, 제주도 여행이 소원이던 울엄마 그 엄마를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어서 지워지지도 않는 그리움의 색깔이 흰색인지도 모르겠다.

김해숙, 박진희 주연의 '친정엄마'라는 영화를 보면서 늦은 밤 홀로 눈물 바람을 날렸다. 그래서 영화의 원작인 고혜정의 '친정엄마'라는 책을 도서관에서 찾았다. 책이 어찌나 내가 하고 싶고 가슴에 박히는 말이 그리도 많은 지 하룻밤 만에 '친정엄마'와 '친정엄마와의 2박3일'이란 책을 다 읽었다.

방송작가 고혜정이 쓴 사모곡 '친정엄마'는 전북 정읍 시골마을 가난한 버스기사인 아버지와 못 배운 게 한이지만 4남매를 뼈골 빠지게 키운 에피소드를 통해 정 많은 엄마에게 딸이 보내는 편지같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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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지 잘난 맛에 살던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내가 원하는 것에 날개를 달도록 부모님이 경제적 지원을 못해 주는 것에 화가 나 있던 시절인 것 같다. '낳아 주셔서 고맙고, 길러주신 것은 고맙지만 다른 부모님도 당연히 하는 것이다. 이제 내가 갈 길을 잘 갈테니, 내 인생에 신경쓰시지 마시고 내 버려두는 것이 날 돕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투의 글을 어버이날 부모님 앞으로 편지를 써서 두 분을 기가 막히게 했다.
그 편지를 보시고 엄마가 하시던 말 "자식 키워봐야 소용없다더니 너도 꼭 너 같은 딸 낳아서 키워봐라. 그때 엄마 맘 알꺼다." 엄마의 예지력은 꼭 맞았다. 작가의 고백이 엄마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다.

엄마!
사랑한다고 한번도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
힘들 때 왜 날 낳았냐고 원망해서 미안해.
엄마 새끼보다 내 새끼가 더 예쁘다고 말해서 미안해.
언제나 외롭게 해서 미안해.
늘 나 힘든 것만 말해서 미안해.
.......
내가 잘나서 행복한 줄 알아서 미안해.
늘 미안한 거 투성이지만 그 중에서 가장 미안한 건
엄마, 엄마는 나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데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건
엄마가 아니어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본문중에서 p112-113>>

회사에 취직해서 첫 월급날 필요할 때 급전 마련하는데 팔았던 엄마의 금반지가 마음에 걸려서 나중에 다이아몬드 반지로 바꿔준다고 약속하고 한 돈짜리 금반지를 선물로 드렸다. 한동안 말을 못하고 눈물을 흘리던 엄마, 몇 년을 자랑을 하고 다니던 엄마와의 약속은 끝내 지키지를 못했다.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 잘 날이 없고, 자식은 효도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리지를 않는다.' 이제 돌이켜보면 엄마에게 잘했던 기억보다 못했던 기억들이 가슴에 사무친다.

우리 엄마에게 해주고 싶은 것/ 빳빳한 새 돈으로 100만원을 엄마 손에 착 쥐어주기. / 엄마가 걱정할 때 『걱정 마, 내가 있잖아』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 단둘이만 여행 가기/ 맨날 집에서 먹는 밥이 제일 맛있다는 엄마에게 유명한 맛집을 찾아 모시고 다니며 정말 맛있는 거 함께 먹어보기/......못 배운 부모여서 제대로 자식 뒷바라지 못해 늘 미안하다는 엄마에게 『우리 엄마여서 너무 고맙다』고 말하기/ 엄마 생일날 돈봉투를 내밀며 생색내기보다는 내 손으로 끓인 미역국으로 생일 상 차려주기/ 뒤에서 엄마를 안으며 엄마 냄새 맡기/ 날 낳아서 고맙다고 말하기/ 엄마 앞에서는 늘 웃어주기/ 엄마 앞에서 철없이 굴어 엄마를 잔소리꾼 만들어주기/ 가끔 갑자기 찾아가서 놀래주고 하룻밤 같이 자고 오기/ 엄마가 담근 김치 아니면 밥을 못 먹겠다고 투정부리기/ 사랑한다고, 엄마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하기 <<본문중에서 p196-197>>

작가가 권하는 사랑표현하기를 더 늦기 전에 지금 곁에 계신 부모님께 작은 것 한 가지라도 꼭 하시길 권한다. 이제는 나도 엄마가 되었는데 아직도 부모에게는 잘하지 못하는 딸이다. 속 정 깊으나 말없고 점잖아서 늘 어렵고 외로운 우리 아버지. 이제는 홀로 계신 아버지에게 못 다한 마음을 전하러 카네이션 화분을 들고 친정으로 향한다.
김희지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진로독서센터 연구원(성남 동광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