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 포터‘ 시리즈의 원작자 J. K. 롤링이 트랜스젠더를 혐오한다고 볼 수 있는 트위터 글을 올려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반해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다니엘 래드클리프 (30)는 현지시간 8일 LGBTQ 지원단체의 블로그에 팬들을 염려하는 댓글을 달았다.
롤링은 과거에도 SNS에서의 발언을 둘러싸고 팬들의 반발을 부른 적이 있다. 이번에 물의를 빚은 것은 현지시간 지난 6일 투고한 트윗으로 “월경이 있는 사람. 확실히 옛날에는 그런 사람들을 위한 말이 있었을 거야. 누군가 도와줘!”라는 글이다. 이는 ’우먼‘이나 ’위민‘이라는 단어를 쓰는 대신 ’월경이 있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이 올라오자마자 롤링의 이름은 트위터의 트렌드로 떠올랐고, 트랜스젠더를 혐오한 것으로 간주하고 롤링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 발언에 따라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이 없는 래드클리프는 LGBTQ 젊은이들의 자살을 막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비영리단체 ’트레버 프로젝트‘의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이 가운데 래드클리프는 “트랜스젠더 여성은 여성”이라고 강조하며 “그에 어긋나는 발언은 어떤 것이든 트랜스젠더 사람들의 정체성과 존엄성을 지운다. 이 문제에 관해 조(롤링)나 나보다 훨씬 자세한 전문가의 조언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롤링은 사죄의 코멘트는 발표하고 있지 않지만, 6일의 이후의 트윗으로 자신의 앞의 발언을 변명하는 지론을 전개하고 있다.
그 내용은 “만약 성별이 분명하다면 동성에 끌리지 않는다, 또 성별이 분명하지 않다면 세계 여성들의 살아있는 현실이 사라질 수 있다. 나는 트랜스젠더 사람들을 알고 사랑하고 있지만, 성별 개념을 지우면 많은 사람이 내 삶에 대해 의미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는 능력도 빼앗긴다. 진실을 말하는 것은 미움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반면 래드클리프의 기고에서는 ’해리포터‘ 팬을 향해 “이 책에 대한 나의 체험이 더럽혀지거나 훼손됐다고 느끼는 여러분에게”라며 “그 발언이 고통을 준 것을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그 이야기 속에서 당신이 소중히 여겼던 것을 완전히 잃어버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해리포터 영화에서 조연을 맡은 배우 케이티 렁도 트위터에 댓글을 달고 흑인 트랜스젠더 사람들을 지원하는 단체 모금 사이트에 링크를 걸고 있다. 롤링의 트위터는 1,450만 명이 팔로우하고 있다. 해리포터 이야기에도 너그러운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은 그 메시지에 반하는 듯한 게시물이 반복되면서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