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국감장 무더기 소환된 유통 CEO들의 '약속'

공유
0

국감장 무더기 소환된 유통 CEO들의 '약속'

가격인상·유해물질 등 해결 의사 밝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 현장.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 현장. 사진=뉴시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CJ제일제당, 스타벅스, 쿠팡 등 유통업계의 수장들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줄줄이 소환됐다. 특히 가격인상, 유해물질, 갑질 등을 주제로 각 상임위에서 집중 질의가 이뤄진 가운데 대표들은 각각의 대안책을 약속했다.

11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 황성만 오뚜기 대표이사, 박상규 농심미분 대표이사는 지난 4일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섰다. 임 부사장은 CJ제일제당이 즉석밥 ‘햇반컵반’ 등 일부 제품의 원료를 국내산 쌀에서 미국산 쌀로 바꾼 것에 대해 질의를 받았다.
임 부사장은 “당사는 일부 컵반 제품에 수입산 쌀을 소량 쓴다”며 “이를 국산으로 대체하도록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지난해 기준 국산은 6만t, 수입쌀은 2000t 사용했다"면서 "수입쌀과 특성 차이로 인해 수입쌀을 쓰고 있으나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해서 국산으로 대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도 “국내 유통 제품은 모두 국산 쌀만 사용하고 있으나 수출용 제품에 한해 1.2%의 수입산 쌀을 사용한다”면서 “이는 원가 때문인데 거래처와 협의해 (국산 쌀 대체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박 대표는 "수입쌀 의존도가 높은 편이지만 시간 걸리더라도 국산 쌀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즉석밥 가격 인상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J제일제당에 쌀값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햇반 가격을 3월에 7% 인상한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임 부사장은 “가격 인상 압박 요인을 완화해나가겠다”면서 “햇반은 제조원가 비중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미만으로, 포장재, 전기, 물류, 인건비 등이 폭등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스타벅스가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사실을 의도적으로 은페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서머 커리팩 증정품 지급 첫날인 5월 17일 서머 캐리백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을 받았다. 같은달 20일에도 하청업체로부터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시험 성적서를 보고 받았다. 스타벅스가 해당 물질 검출 사실을 인정하고 대응에 나선 것은 7월 22일이다.
이 의원은 “신세계그룹 감사팀에 따르면 증인은 7월 13일 해당 사태를 보고 받았다”면서 “증인은 검출 결과를 확인하고도 국민을 계속 위험에 노출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폼알데하이드 검출 관련 시험 성적서를 보고 받은 건 7월 중순쯤으로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피해 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스타벅스의 텀블러 증정 행사, 종이 빨대 사용이 친환경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스타벅스의 일회용 컵 없는 매장은 전체의 2%에 불과하다”면서 “텀블러 일평균 사용횟수도 적어 결국 자원낭비와 쓰레기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텀블러 사용 촉진에 더욱 신경쓰겠다”면서 “2025년까지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컵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포한 것을 실현하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종철 쿠팡풀필먼트 대표는 5일 열린 환노위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냉방장치 등 작업 환경에 대한 질의를 받았다.

이 의원은 지난 8월 쿠팡 물류센터를 방문한 것을 언급하며 “물류센터 내부 온도가 32도까지 올라 더웠다. 물류창구 입구에 선풍기만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물류창고에는 냉방기가 2만개 정도 설치돼 있으며 효율화를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자체 TF뿐 아니라 전문기관을 통해 연말까지 컨설팅을 받고 있으며 개선하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쿠팡의 높은 산업재해 건수와 퇴사율에 대해서도 질의가 이어지자 정 대표는 “산재 건수나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더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 치킨업계, 상생 강화 다짐…명품 플랫폼 "시정하겠다"


6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소환됐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치킨 프랜차이즈 bhc 최대주주다. 윤 회장은 bhc가 가맹점주를 상대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질타를 받았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bhc는 MBK파트너스가 전환사채를 보통주로 전환하고 4500억원을 추가 투자한 2020년 이후 6번이나 튀김유 등 원재료 공급가를 인상했다”면서 “32%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튀김유 공급 가격만 지난해보다 2배로 올렸고 이는 타 브랜드보다 60% 이상 비싼 수준”이라면서 “사모펀드가 경영에 관여하며 서민업종인 치킨업계에서 어마어마한 이익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부회장은 “자사는 bhc의 일반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영업이익률이 높은 이유는 판관비가 타사에 비해 상당히 낮고 영업이익이 모두 본사로 귀속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여러가지 상생 방안에 대해 깊이 고민해 가능한 부분은 경영진이 개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옥 bhc 대표 또한 7일 정무위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가맹점과의 상생을 약속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맹기간 10년 초과 시 가맹본부의 계약갱신 거절’ 조항에 대해 지적했다. 가맹본부가 기존 가맹점과의 계약 갱신을 거절하고 신규 가맹점주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장 인테리어 등으로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 의원이 “10년이라는 기간을 계약서에 넣을 필요가 있느냐”고 묻자 임 대표는 “내부적으로 검토해 (10년 기간을 제외할지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김 의원이 점포 운영시간과 관련해 “현재 낮 12시부터 매장을 열도록 하는데 가맹점주들이 질병 등의 사유가 있으면 늦게 열어도 되느냐”고 질의했다. 임 대표는 “미리 얘기하면 가능하다”면서 “현재도 질병 등은 예외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욱 제너시스BBQ 대표 또한 정무위 국감에 증인으로 나서 상생 협약 이행에 대해 질의 받았다. 김 의원이 2017년 발표한 상생 협약을 모두 완수했는지에 대해 묻자 정 대표는 “올해 9월 대표로 와서 살펴보니 미흡한 점이 있다. 확인 결과 지킨 게 거의 없었다”면서 “상생협약 조항 중 가맹계약서는 연말까지 이행을 완수하겠다”면서 “나머지는 빠른 시일 안에 가시적인 결과가 나타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형록 발란 대표와 박경훈 트렌비 대표는 명품 플랫폼 불공정행위에 대해 지적받았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발란의 해외배송 상품은 과도한 반품비가 발생해 소비자 청약 철회를 거부하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이에 최 대표는 “시정하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김 의원은 발란이 지난 4월 진행한 ‘네고왕’ 이벤트에 대한 꼼수 할인 의혹을 제기했다. 발란은 17% 할인 쿠폰 지급을 약속했으나 프로모션 시작 전 상품 가격을 올리면서, 행사 전보다 상품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 대표는 “입점 판매자에게 프로모션 정보가 미리 공지되면서 일부 판매자들이 가격 인상을 진행했고 이를 미리 대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발란 측이 입점 판매자에게 가격 인상을 통보하고, 직접 조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지적받은 부분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경훈 트렌비 대표는 국내 명품 플랫폼 중 매출액이 1위라고 허위·과장 광고한 것에 대해 질의를 받자 “연결기준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액은 트렌비가 1위지만 단독으로 보면 매출 합산에서 타사보다 낮은 부분이 있다”면서 “꼼꼼히 챙기겠다”고 답했다.


안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hj04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