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절감’ 위해 재활용 플라스틱·종이 압축성형 기술 등 적극 활용
저탄소 축산기술·농법 활용 제품도…가치소비 발맞춰 지속가능성 확대
저탄소 축산기술·농법 활용 제품도…가치소비 발맞춰 지속가능성 확대

4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이번 추석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리사이클링 플라스틱(Recycling Plastic)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국내 식품기업 중에선 처음으로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추출한 재생 원료인 ‘Cr-PP(화학적 재활용 폴리프로필렌)’가 적용됐다. 재활용 원료를 사용함으로써 플라스틱 생산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적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동원F&B는 이밖에도 포장재를 100% 종이로 만든 ‘올페이퍼 패키지’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레스 플라스틱’ 선물세트를 2배 이상 확대하는 등 이번 추석 선물세트에서 친환경 카테고리를 강화했다. 동원F&B는 포장재뿐만 아니라 올리브유 등 유지류 제품 페트병도 20% 가량 경량화해 약 100t의 플라스틱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동원F&B 관계자는 “가치소비 트렌드 확산에 맞춰 ‘리사이클링 플라스틱’ 선물세트 6종을 먼저 선보였고 점차 제품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친환경, 건강, 실용 등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선물세트를 선보이며 시장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 청정원도 지난 31일 추석 선물세트를 출시하면서 기존 플라스틱 포장재를 종이로 대체한 ‘올 페이퍼 패키지’를 확대 적용했다. 대상은 종이 포장재를 제품 형태에 맞춰 압축성형하는 ‘펄프 프레스(Pulp Press)’ 기술을 업계 최초로 적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플라스틱만큼의 강도와 내구성을 갖춰 무거운 중량의 제품도 고정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간장 선물세트’에는 발포 성형 기술을 적용한 플라스틱을 사용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10% 감축했다. 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종이와 콩기름 함유 잉크를 사용해 지함을 만들고, OPP필름 코팅 대신 재활용이 쉬운 수성 코팅 방식을 적용했다. 앞서 대상은 지난해 선물세트 쇼핑백에 사용하던 부직포 소재를 종이로 전량 대체해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473톤 감축한 바 있다.
풀무원 올가홀푸드는 선물세트 포장재에 종이 트레이를 사용한 것에 더해 정육과 과일 등 구성물도 저탄소 제품으로 준비했다. 생산 단계부터 저탄소 축산기술을 적용해 한우 1kg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3kg 감축했다. 아리수 사과 등도 저탄소 인증 농법으로 재배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였다. 사조대림도 부직포·트레이·햄 뚜껑 등 플라스틱 자재를 축소하고 친환경 자재를 적용해 약 91톤의 플라스틱을 절감했다.
식품업체들이 이처럼 친환경 제품 확대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치소비 경향이 빠르게 확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건강에 관한 관심과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제품의 성분과 원재료를 꼼꼼히 따져 구매하는 ‘체크슈머(확인+소비자)’들이 늘어났다. 체크슈머들은 제품 구매에 있어서 품질이나 가격 외에도 제품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도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여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품질 비교정보를 접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소비자의 90.7%(907명)가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으며, 그중 95.3%(864명)는 ‘일반 제품에 비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구입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소비자들은 선물세트의 친환경성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날 대형마트에서 직접 만난 소비자들은 주로 친환경 제품에 대한 정보와 기존 제품 대비 차별성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선물세트의 과대 포장 문제를 지적하는 소비자도 있었다.
서울에 거주 중인 40대 주부 A씨는 “친환경 선물세트라고 듣기 전에는 알아차리지 못했다”면서 “(기존 제품 대비 온실가스 감축 등에서) 제품을 구매했을 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50대 회사원 B씨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였다 해도 불필요하게 버리는 쓰레기가 여전히 많은데 이걸 친환경 제품이라 홍보해도 되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선물세트의 친환경성에 대해 “종이 트레이 사용 등은 플라스틱 사용량 절감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재활용이 용이한 효과까지 있다”며 “제품 상세 정보 제공에 대한 소비자 의견은 검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