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상반기 치솟은 국제 곡물 가격의 영향으로 지난해 주요 식품업체들은 가공식품 물가를 급등시키고도 모자라 슈링크플레이션 등의 꼼수 가격 전략까지 실행하며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소비자 밥상 물가 및 외식 물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밀가루와 식용유의 원재료 추이를 최근 3년간 살펴봤다. 식용유의 주요 원재료는 대두유이며, 밀가루는 소맥분으로서 100% 모두 수입 곡물에 의존하고 있고 다른 원재료의 사용이 거의 없어 한 가지 원재료 가격 동향에 큰 영향을 받는 특성이 있다.
밀가루의 원재료가 되는 소맥분(1kg 기준)은 지난해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3분기에는 472.4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24.2% 하락했고, 4분기에는 435.1원으로 무려 31.0%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2022년 1분기 이전 수준으로 소맥 가격이 하락한 상황인 것이다. 이는 주요 국가들의 공급 확대와 계절적 하락 요인들의 영향으로 인한 것이다.
식용유도 주 원재료인 대두유(1.8L 기준) 가격이 2022년 3분기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는 2698.8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38.6% 하락, 4분기에도 전년 같은 분기 28.7%나 하락해 2022년 1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협의회는 “소맥, 대두유 가격이 2022년 대비 지난해 뚜렷하게 하락세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가공해 제품을 제조하는 밀가루와 식용유의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협의회가 주요 밀가루, 식용유 제조업체의 사업(분기)보고서에 명시돼 있는 공시자료를 토대로 출고가를 확인한 결과, 원재료 가격의 하락이 출고 가격과 소비자 가격에 적시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과 사조해표의 식용유 출고 가격은 2022년 같은 분기 대비 지난해 1분기 29.5%, 2분기 15.7% 3분기 1.4%로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출고 가격은 평균 14.9% 올랐다. 소비자 가격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원재료 가격이 각각 –38.6%, -28.7% 내려갈 때, -0.3%, -3.8% 하락하는 데 그쳐 연평균 8.0% 상승률을 나타냈다.
협의회는 하락한 원재료가의 경우 소비자가 인하로 이어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협의회는 “현재까지도 소비자는 높은 물가 속에 큰 고통을 받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다른 여러 이유를 들어 한 번 올린 소비자 가격을 내리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짧은 기간 내 유례없이 올린 식품 가격을 반드시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