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희망브리지에 따르면 이번 산불은 사망자 30명, 주택 3,000채 소실, 산림 10만 헥타르 이상 피해를 낳은 초대형 재난으로, 피해 면적만 서울의 약 80%에 달한다. 약 1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현장에 투입됐고, 기업과 유명인, 시민들이 대거 기부에 참여하며 국민 성금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1조 8310억 원의 복구비를 긴급 편성하고, 진화 헬기와 신형 장비를 도입해 대응 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불 전후로 시민 인식과 행동에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 과거에는 재난을 정부나 타인의 일로 여기는 인식이 강했다면, 산불 이후, 국민이 직접 참여하며 ‘재난은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네이버 해피빈의 경우 2022년 울진 산불 당시에는 9개 단체가 모금에 참여했으나, 2025년에는 40여 개 단체가 참여했고, 주제도 구호·복구 중심에서 생활지원·장애인지원·기후연구 등으로 다양해졌다. 희망브리지 모금자료에 따르면 네이버 해피빈과 카카오같이가치를 통해 희망브리지에 기부된 개인 기부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2년 울진 산불 대비 기부 건수는 모금 기관이 대폭 증가하여 91%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1인 평균 기부액은 3.6배 증가했다.
희망브리지는 재난에 대한 국민적 관심 고조에 맞추어 △예방 중심 교육과 캠페인 확대 △구호·복구 체계 고도화 △투명한 기부 운영 △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 정립 등을 전략 과제로 삼아, 전국 단위 산불 예방 캠페인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단기 구호 지원을 넘어 임시주거, 심리·의료 상담, 생계지원까지 아우르는 통합 구호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희망브리지 신훈 사무총장은 “이번 산불을 계기로 재난이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일이라는 사실을 체감했다”며 “예방, 구호, 복구가 통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대응 체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