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후보군 발 빼 매각난항…내년 2분기 상장으로 방향 급선회

9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NG생명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내년 2분기께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ING생명은 삼성증권과 모건스탠리를 각각 국내와 해외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 계획을 통보했다.
MBK파트너스는 그간 프로그레시브 딜(경매호가) 방식으로 4곳 이상 후보군과 매각 가격 협상을 벌였다. 홍콩계 사모펀드인 JD캐피탈과 중국계 태평생명, 안방보험 등이 시장에서 거론된 후보군이다. 프로그레시브 딜은 입찰기한에 제한을 두지 않고 높은 가격을 써내는 후보에게 매수권을 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주요 매수 후보자인 중국계 자본이 사드 배치 결정 후폭풍으로 인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었다.
중국이 한류 연예인 출연을 제한하는 '한한령'을 노골화하고, 사드 부지를 제공키로 한 롯데 중국 사업장 세무조사에 나서는 등 압박을 경제분야로 확장하자 ING생명 인수를 추진하던 중국 자본도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는 이들 후보군과 매각 협상을 잠정 중단하고 상장을 통한 새 주주 찾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12월 1조8000억원에 ING생명 지분 100%를 인수해 이번에 3조원 이상 가격에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할 계획이었다. 당초 시장에서는 저성장 기조에 들어선 생명보험 업황을 고려하면 '덩치 큰 매물'인 ING생명을 만족스러운 가격에 매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매각 과정에서 중국계 자본 참여로 경쟁구도가 형성 돼 3조5000억원 수준까지 가격을 제시한 후보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져 M&A 성공 기대감을 높여왔다. ING생명의 9월 말 기준 총 자산은 31조7984억원으로 업계 5위에 달하는 규모다. 정문국 ING생명 사장은 "내재가치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규제 환경 아래 회사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