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지난 2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합동으로 추가 현장조사에 나선 것까지 포함하면 금융당국이 MBK를 대상으로 제재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MBK에 검사의견서를 보내면서 제재 절차를 개시했다. 검사의견서는 제재 대상에게 제재 근거를 설명하고 예상 수위를 알리는 이른바 ‘사전 예고서’로 통상 검사의견서에 대한 제재 대상의 의견을 받아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게 된다. 최종 결론은 금융위원회를 거친 뒤 확정된다.
이번 검사의견서는 지난 3월 금감원이 MBK를 대상으로 벌인 현장검사를 토대로 발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 최대 주주인 MBK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할 것임을 알면서도 이를 숨긴 채 6000억원 규모의 단기 채권을 발행했다는 혐의다.
RCPS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투자자가 원금 상환을 청구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인데 MBK가 지난 2월 RCPS의 상환권을 홈플러스에 넘기면서 홈플러스 부채비율인 대폭 개선된 반면 국민연금 등 투자자들은 RCPS를 회수할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MBK가 중징계를 받을 경우 국내·외 영업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 제재는 ‘기관주의-기관경고-영업정지-등록 취소’ 순으로 이뤄진다. MBK가 기관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게 되면 국민연금 위탁운용 등 중요 업무에서 배제될 가능성도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7월 위탁운용사의 운용 성과 평가 기준에 ‘운용수익의 질’ 항목을 추가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투자 행위도 운용사 평가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찬진 신임 금감원장의 의지도 이번 MBK파트너스 제재 및 조사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 관심이 한층 모아지는 분위기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이날 이번 검사의견서 수령과 관련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방지 및 이로 인한 한국리테일투자 보유 홈플러스 지분의 가치 보전을 통해 국민연금 등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리테일투자가 보유한 홈플러스 발행 상환전환우선주의 발행조건 변경을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자사인 홈플러스, 그리고 홈플러스의 주주사인 MBK 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고 기업회생을 미리 준비하지도 않았으며 전단채(ABSTB)의 발행 및 판매 주체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검사 절차에서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