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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보험’ 출범에 보험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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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보험’ 출범에 보험업계 ‘긴장’

플랫폼 기반 빅테크 기업의 보험 진출 첫 사례···'인슈어테크' 기반 새 보험 트렌드 구축 의지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해보험사가 올 하반기 정식 출범한다. 사진=카카오이미지 확대보기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해보험사가 올 하반기 정식 출범한다. 사진=카카오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해보험사가 올 하반기 정식 출범한다. 보험업계는 월간 5000만명의 이용자를 지닌 카카오톡을 배경으로 한 디지털 손보사 출범에 긴장하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 13일 열린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디지털 손보사 본인가 안건이 상정돼 인가를 받았다. 법인명은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이다. 플랫폼 기반 빅테크 기업이 보험업에 진출한 최초 사례가 된다. 기존 보험사가 아닌 신규 사업자가 허가를 받은 것도 처음이다.

◇디지털 손보사 설립 2019년 이후 2년 만에 결실


카카오페이가 보험사 설립에 나선 것은 2019년 9월이다. 삼성화재와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리며 준비했다. 하지만 온라인 자동차보험 상품 판매 등에 대한 이견으로 2020년 5월 두 업체의 디지털 손보사 합작 설립안은 무산됐다.

이후 카카오페이는 단독으로 디지털 손보사 설립에 나섰다. 지난해 6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도 획득했다. 같은 해 9월 보험사 설립을 위한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을 세우고, 12월 금융당국에 본인가도 신청했다. 본인가 신청약 4개월 만의 성과다.

사실 보험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보사 본인가 획득을 지난 2월 가능할 것으로 봤다. 앞서 디지털 손보사 인가를 받은 캐롯손해보험이 2019년 7월 말 본인가를 신청해 10월 초에 본인가를 받은 탓이다. 하지만 올 초 금감원이 실무 심사 과정에서 정보기술(IT) 보안 미흡을 진단하고, 카카오페이 측에 보완 작업을 요청하면서 본인가 안건 상정 시점이 늦춰졌다. 특히, 인가심사 기간 중 류영준 전 대표 등 경영진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도 심사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

◇미니보험 중심, 카카오톡·카카오페이로 편의성 확대


금융위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상 카카오페이 디지털 손보사는 출범 초기 여행자보험, 휴대전화 파손보험, 펫보험 등 미니 보험이 중심된 보험사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연계한 택시안심·바이크·대리기사 단기보험, 카카오커머스 연계 반송보험 등도 계획 중이다. 여기에 카카오톡·카카오페이를 통한 간편 가입, 간편 청구,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속한 보험금 지급 심사 등 보험 전 과정에서도 편의성을 높였다.
카카오페이 디지털 손보사 정식 법인 출범은 올해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이에 올 하반기에는 보험 상품 출시 등 본격적 영업 활동에 돌입할 것이다.

디지털 손보사 본허가를 받은 카카오페이는 보험 사업 전반에 걸쳐 변화와 혁신을 만드는 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인슈어테크(Insurtech)' 기반의 새로운 보험 트렌드를 만들어 보험에 대한 인식도 바꿀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보사 인가에 보험 업계는 긴장한다. 이미 캐롯손해보험,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등 디지털 손보사가 존재하지만 이들과 다른 상당한 파급력을 전망한다.

당장, 카카오페이보험이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 5000만명의 이용자를 지닌 '카카오톡'이란 초대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탓이다. 카카오페이 고유의 시장 장악력도 무시할 수 없다.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수는 3745만명으로, 이는 한국 전체 인구의 75%다. 이미 2020년 3월 시작한 카카오페이증권도 현재 출범 2년 만에 500만개 계좌를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사례가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을 통해 보험 접근이 간편하다는 점에서 기존 보험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며 "다만 초기 시장 안착과 별도로 가입 기간이 짧고 보험료가 저렴한 미니보험으로는 좀처럼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전망 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