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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개장] 원·달러 환율, 1300원 재돌파···美 경제 역성장 '경기침체 우려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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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개장] 원·달러 환율, 1300원 재돌파···美 경제 역성장 '경기침체 우려 심화'

30일 원·달러 환율, 1300.5원 출발···전일比 1.5원↑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진정세를 보인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00원을 돌파했다. 이는 미국 경제 성장률이 약 2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하며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됐기 때문. 특히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는 공고한 데 반해, 미국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무너진 것으로 나타나 달러화 강세 흐름이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1.5원 상승한 1300.5원으로 출발했다. 당초 원·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13년만에 1300원대를 돌파했지만, 다음날인 24일 다시 1290원대로 하락했다. 이후 점진적 하락세를 보이며 1280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전일 1292.4원으로 상승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상승폭을 넓히며 1290원대 초중반에서 강보합 흐름을 보였다. 오후들어 코스피가 낙폭을 키우고, 중국의 제로코로나 발표 등에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자 1300원대에 근접하며 마감했다.

이날 환율 상승의 주재료는 단연 경기침체 우려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입장 변화다. 전일 발표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6%로 확정됐다. 이는 기존 잠정치(-1.5%)보다 부진한 지표로, 전분기 성장률(6.9%) 대비 크게 부진한 수준이다. 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인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또한 28일(현지시간)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8.7로, 전월 대비 4.5포인트 하락하며 지난해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기 대비 7.1% 상승하며 잠정치(7%)를 상회했다.

경기침체 우려는 확산된 가운데 물가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어, 시장 내에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된 상태다. 이를 반영하듯 전일 미국채 2년물 금리는 3.049%로 전일 대비 8.1bp 하락했으며, 10년물 역시 3.094%로 8.4bp 하락했다. 특히 양 금리간 격차가 좁혀지며 장단기 금리역전에 한발 더 다가간 상황이다.

이런 급격한 경기침체 가능성에 연준 역시 입장을 변경했다. 전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유럽중앙은행(ECB) 콘퍼런스에 참석해 "강한 노동시장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릴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를 보장할 수는 없으며, 매우 힘든 일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과 달리 자신감이 축소된 발언이다. 또한 그는 "경기침체 우려가 존재하지만 물가가 더 중요하다"며 금리인상 기조를 변경할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로 인해 전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27% 상승한 3만1029.3을 기록했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07% 내린 3818.8에 마감했다. 여기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0.03% 하락한 1만1177.9로 마감하는 등 전반적 하락세를 보였다. 그 결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28일 103.5에서 이날 104.84까지 상승하는 등 달러화 강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1분기 미국 GDP 역성장과 파월 의장의 경기 침체 발언에 기반한 강달러 흐름이 이어지며, 1300원 구간을 횡보 할 전망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지속적 물가 상승이 경기 침체로 귀결될 수 있고, 연준은 그런 의지를 지니고 있다고 언급한 만큼 달러 강세 모멘텀은 유효할 것"이라며 "원화·유로화 등 위험선호 통화는 약세를 보일 것이며 국내 증시 또한 해당 분위기 속 외인들의 이탈 랠리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역외 NDF가 1개월물 기준 1300원을 넘었으나 그 상승 폭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에서 1290원대로 복귀할 수 있다"며 "분기말 네고물량의 대량 출회 가능성과 당국 경계 역시 상단을 제한하는 재료다. 환율 방향성은 상승 쪽이지만, 롱심리가 과열될 양상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