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펀블의 시작은 조찬식 대표의 이러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했다. 2019년 7월 설립된 펀블은 고가의 부동산을 전자증권법에 따라 토큰증권(STO)로 발행하고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는 부동산 토큰증권 발행 및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에 따라 투자자들은 매월 월세 수익을 배당받을 수 있고 증권거래를 통한 매매차익, 건물 매각 시 얻게 되는 매각 차익까지 총 3가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조 대표는 부동산 조각투자의 매력과 장점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고액의 대형 자산은 자금의 제약 때문에 아무나 투자하거나 소유하기 어렵지 않나. 그러한 자산을 토큰증권으로 분할 발행하게 되면서 투자자들은 개인의 예산에 맞게 간편하게 투자 할 수 있게 됐다. 펀블은 한 주에 5000원씩 발행하고 있는데 큰 부담 없이 본인의 예산에 맞게 원하는 건물에 지분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자자가 원하는 건물을 선택해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부동산 리츠의 경우 여러 개의 건물이 묶인 패키지 형태이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 건물도 투자해야 하지만 부동산 조각투자는 자신이 원하는 건물만 골라 투자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존 부동산의 가장 큰 단점인 낮은 환금성을 보완해 투자금을 빠르게 회수할 수 있다는 것도 부동산 조각투자의 장점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펀블은 설립 이후 2년 간 금융위원회와의 장기간 협의를 거쳐 지난 2021년 5월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최종 지정됐다. 그 시점부터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토대로 발빠른 행보를 이어왔다.
펀블의 강점은 상징성 있고 희소성 있는 자산들로 이루어져 있는 상품 포트폴리오에 있다.
그동안 펀블이 상장한 건물을 살펴보면 누구나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유명한 랜드마크급 건물임을 알 수 있다. 롯데월드 타워 시그니엘과 해운대 엘시티가 그 건물이다. 첫 상품인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1호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건물 45층에 위치한 업무시설을 기초자산으로 지난해 8월 펀블이 공모 발행했다. 총액 64억8000만원에 공모를 지행해 하루 반나절 만에 조기 완판됐다. 이후 8개월여만에 투자금 회수에 성공하고 올해 4월 매각해 연 환산 10.59%의 수익률을 냈다. 2호인 해운대 엘시티 또한 3~4일만에 조기 완판됐다.
펀블은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의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토큰증권의 첫 번째 매각 및 청산 사례를 기록했다. 발행에서 청산까지 완료한 사례는 펀블이 현재까지 유일하다.
조 대표는 토큰증권 시장이 본격화되기 전 모든 싸이클을 돌려 본 경험을 보유한 것이 펀블의 큰 경쟁력 중에 하나라고 강조했다.
펀블은 이 같은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올해 하반기에는 추가적으로 건물 상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5개의 후보 자산을 확보해 저울질하고 있으며 오는 연말까지 1~2개의 건물 상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반기까지는 금리가 인상 기조를 보여 시장 동향을 살펴보느라 신상품 론칭이 보류됐다고 밝혔다.
펀블이 준비하고 있는 자산들은 누구나 관심이 갈 만한 강남권에 소재하고 있는 자산들로 구성돼 있으며 용도는 대부분 업무시설에 집중돼 있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미국이나 유럽은 현재 공실율이 높은 상황이지만 우리나라는 공실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게 오피스 시장이라고 말 했다.
그는 “역대 최저의 공실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서울의 오피스 시장 현황이라서 당분간 추가적으로 공급되는 물량도 많지 않은데 수요는 계속해서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라 가격 상승 탄력도가 높지 않을까 전망되는게 업무 시설이다”라며 “앞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도 오피스 시설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펀블은 중장기적으로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토큰증권 법제화 관련 작업이 최근 들어 속도를 내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아직 초기 상태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환경을 바탕으로 토큰증권 사업을 최적화하고 빠르게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동남아 시장이 성장성이 크기는 하지만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불안 요소가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 쪽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플랫폼 사업에서는 좀 더 선진화되어 있는 시장으로 먼저 진출하는 것이 맞다라는 판단에서다.
해외 선진시장도 토큰증권 시장이 막 태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발빠르게 진출을 모색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STO 시장의 전망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STO 시장의 잠재성과 성장성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오는 2030년에는 토큰증권 시장이 270조원에 육박할 만큼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 앞으로 주식이나 채권까지 단계적으로 STO 시장이 확장된다면 훨씬 더 빠른 성장성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조대표는 “우리나라에 국한돼 있는게 아니라 해외에까지 진출해서 글로벌 투자자들까지도 같이 유치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 펀블의 장기적인 비전”이라며 “부동산에 관련된 투자라면 펀블이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커 나가는 플랫폼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