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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해운 공룡 품을까…하림, HMM 인수 '자금 조달'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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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해운 공룡 품을까…하림, HMM 인수 '자금 조달'이 관건

HMM의 46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 사진=HMM이미지 확대보기
HMM의 46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 사진=HMM
현금성 자산이 1조6000억원에 불과한 하림은 6조4000억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 마련에 "문제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자칫 인수 비용을 충당하려가 HMM까지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권에선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해 재계 7위까지 올랐지만 승자의 저주로 사실상 그룹이 해체됐던 상황이 회자되고 있다.
25일 금융권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코스닥 시장에서 하림은 전일 종가(4910원) 대비 13.03% 내린 427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하림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19일과 20일 양일간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21일 주가 상승률이 0.10%까지 낮아졌고 4거래일 만에 주가가 내리막으로 전환했다.

지주사인 하림지주 역시 19~20일 양일간 각각 14.14%, 10.14% 급등했으나 21일에는 10.57% 내렸고 22일에도 2.03% 하락해 7710원으로 마감했다.

특히 하림그룹 소속 해운사인 팬오션은 하림그룹이 팬오션의 유상증자를 활용해 HMM 인수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19일(-10.10%), 20일(-2.32%), 21일(-3.50%), 22일(-3.37%) 등 4거래일 연속 주가가 빠지고 있다.

하림그룹이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들린 이후 오르던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있는 이유는 하림 측이 HMM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HMM은 올해 4월 기준 자산 총액이 25조8000억원에 달해 국내 기업집단 가운데 19위에 오른 대기업이다. 현금성 자산만 해도 14조원에 달한다. 반면 하림의 현금성 자산은 1조6000억원 정도에 불과해 인수대금 6조40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상당 부분을 금융권 차입이나 유상증자에 기대야 한다.

증권가에선 하림이 2조~3조원 가량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하고 JKL파트너스로부터 7000억원을 지원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족한 3~4조원가량은 팬오션이 담당할 전망이다.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하림 측이 납부해야할 유상증자 금액은 1조6400억원으로 추정되면서 하림지주의 팬오션 지분율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팬오션의 대규모의 증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하림지주의 팬오션 지분율은 54.7%인데, 별도기준 보유 현금성 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은 610억원에 불과해 증자시 지분율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추가로 부족한 자금은 최근 서울시의 인허가 절차로 부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서울 양재동 물류센터 부지를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실상 '영끌'인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부터 해운업계의 불황이 예상되는데 자금력이 약한 하림이 HMM을 인수해 부실화 시킬 수 있다는 데 있다. 무리한 M&A에 나섰다가 그룹 전체가 위기에 처하는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약 6조4000억원에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2008년 4조1000억원에 대한통운을 차레로 인수한 뒤 재계 7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무리한 자금 조달로 재무구조가 악화됐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터지면서 사실상 그룹이 해체됐다.

HMM 노조도 하림의 무리한 차입으로 HMM까지 위기를 맞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HMM 해원연합노동조합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매각은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는 형국"이라며 "특히 자기자본 조달비율이 현저히 부족한 기업의 대규모 인수금융 조달은 반드시 외부 차입 및 투기자본에 의존하게 되며 이에 따라 막대한 이자 비용 및 재무적 참여자의 개입으로 인한 지배구조의 불안정을 야기하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