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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충돌] 농산물값 불안한데 유가까지… 금리인하 기대에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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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충돌] 농산물값 불안한데 유가까지… 금리인하 기대에 '찬물'

이란 보복후 국제유가 흐름에 시장 '촉각'
유가 뛰면 물가 목표 달성 사실상 어려워
증권가, 한은 금리 인하 시기 잇따라 수정

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유가가 뛰면서 수입물가 상승을 부추겨 가뜩이나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기름을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사실상 금리 인하는 어려워져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이 한국 경제를 짓누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이 예상하는 한국은행의 첫 기준금리 인하 시기는 종전 5~7월에서 8~10월경으로 늦춰지는 모양새다.

상상인증권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기존 5월에서 8월로 수정했다. 또 한은이 연내 0.25%포인트(p)씩 두번의 금리 인하를 단행해 연말 기준금리 수준이 연 3.00%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도 한은이 7·10·11월 등 세 차례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던 기존 전망을 10월과 11월 두 차례 인하에 그칠 것이라고 수정했다.

대신증권은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3회에서 2회로 축소했고 메리츠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첫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7월에서 8월로 늦췄다.
증권가에서 일제히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늦추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진데다 중동 불안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 위기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연내 물가 안정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3%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배럴당 80달러대의 유가를 가정해 도출한 수치다.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직후 이창용 한은 총재는 "농산물은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내려올 것으로 보이지만 유가는 불확실성이 높아 예단하기 어렵다"며 "물가가 연말 2.3% 경로를 유지하면 하반기에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지만 이보다 높아지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유가가 90달러를 돌파하고 내려오지 않는다면 물가상승률이 2%대에 안착하기 어려워지고 연내 금리인하는 사실상 물건너 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사태가 1970년대 오일쇼크와 같이 초대형 공급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확산을 원하지 않는 만큼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을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이다.

미국 뉴욕타임즈(NYT)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 후 이란에 대한 보복 방안을 회의를 걸쳐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이란도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이 없다면 추가 공격을 감행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튀르키예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연구원은 70% 확률의 베이스시나리오를 전제로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 주요 산유국 아닌 만큼 국지적 충돌로만 이어질 경우 공급 충격 동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제유가 추가 상승 여지 상존하나 1~2개월 내 80달러 초반 안정 예상하며 물가에 중립적 영향 속 통화정책에 미치는 직접적 충격 제한적이다. 금융시장 1~2개월 추가 불안 이후 안정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한은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아직 높다고 보고있다"면서 "다만 유가 판단의 어려움에 의한 헤드라인 물가 불확실성은 변수로 작용할 것"아라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