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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쿵 했는데…" 한방병원 세트진료…車보험금 줄줄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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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쿵 했는데…" 한방병원 세트진료…車보험금 줄줄 샌다

경상 환자들 침술·부항·추나 등 ‘세트진료’가 기승
최근 10년간 차보험 한방치료비 5배 이상 급증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연합뉴스.
최근 10년간 자동차보험 한방치료비가 5배 이상 급증하면서 과잉진료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교통사고 경상 환자들까지 침술, 부항, 구술, 약침, 추나 등 ‘세트진료’가 기승을 부리면서 보험료가 줄줄 새고 있다. 일부 한방병원은 조직적 보험사기가 적발되면서 도덕적 해이까지 만연하다는 지적이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통사고 경상환자들까지 한방병원에서 ‘의료쇼핑’하듯 과잉진료를 받으면서 보험금 누수가 심화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차보험 한방 진료비는 1조4888억원으로 지난 2014년(2722억원)대비 5.5배 증가했다.

비급여 항목인 약침 치료비 규모는 1551억원으로 지난 2014년(143억원)과 비교해 10.8배 폭증했다. 같은 기간 물리요법은 83억원에서 642억원, 첩약은 747억원에서 2782억원으로 각각 7.7배, 3.7배 급증 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한방병원의 '세트진료' 관행이다. 일부 한방병원은 침술, 부항, 구술, 약침, 추나 등 여러 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방식으로 진료비를 높이고 있다. 이로 인해 전체 환자의 약 94%를 차지하는 상해급수 12~14급 경상환자의 한방진료 이용 비중이 크게 늘어, 지난해 교통사고 환자의 절반 이상이 한방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한방 이용자의 1인당 진료일수는 18.9일로, 한방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8.3일)의 2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과잉진료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험금 누수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방 세트청구를 억제하려면 한방 세트진료 청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고 유사 치료효과를 가진 항목에 대해 당일 진료를 제한하는 등 한방치료의 기준 정립과 함께 과잉진료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감독원과 부산경찰청은 최근 10억원의 실손보험금을 부정 수령한 보험사기 일당 103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한의사와 전문의, 간호사, 가짜 환자 등으로 구성된 조직적인 사기 집단으로, 특정 한방병원에서 허위 진료기록을 발급하고 도수치료를 가장해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상환자가 의학적·임상적 근거없이 2~3가지이상의 고액 비급여 위주 한방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가 한방병원의 보험사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자동차보험 관련 보험사기 비중은 전체 보험사기 중 49.1%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적발 금액도 5476억원으로 전년 대비 771억원 증가하는 등 증가세에 있다.

올해 1~5월 5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자동차 보험 누적 손해율이 79.38%에 육박하면서 손익분기점 부근까지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한방진료의 적정성 평가 강화와 함께 보험사기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