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 움직임에 은행도 동참
특화 금융상품 판매에 은행 문화 조성까지
특화 금융상품 판매에 은행 문화 조성까지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고 연 10.0% 금리를 제공하는 ‘KB아이사랑적금’으로 저출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우대이율은 총 7.0%로, 임신 확인서 제출, 미성년 자녀의 KB스타클럽 가입, 국민은행 입출금통장으로 아동수당 수령 등 요건을 충족하면 된다.
저출생을 겨냥한 고금리 수신상품 판매는 은행권의 일반적인 추세가 됐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유자녀 가구를 대상으로 한 적금의 최고이율을 연 6.4~10.0%로 설정했다. 이날 기준 이들 은행이 판매 중인 12개월 만기 적금상품의 최고금리(3.0~4.0%)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수신뿐만 아니라 저소득, 다자녀 등 특정 가구를 대상으로 한 대출금리 우대, 전세자금대출 등 여신상품 판매도 진행 중이다. 대부분의 전세대출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금융신용보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미성년 자녀 2인 이상 가구라면 누구나 대상자가 된다.
저출생 극복에 노력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 특화 금융상품도 있다. IBK기업은행은 여성가족부 선정 가족친화인증기업에 최대 1.0%포인트(p) 대출금리를 우대해주는 ‘패밀리기업대출’ 상품을 제공하며, JB금융그룹의 광주은행도 같은 조건의 전남·광주광역시 중소기업에 여신금리를 우대하고 있다.
은행권이 이 같은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저출생이 국가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정부를 비롯해 전 산업이 출생률 극복 방안 마련에 뛰어들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이라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 2023년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 8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저출생 문제가 쉽사리 잡히지 않자 정부는 최근 미성년 자녀 3명 이상의 다자녀 가정을 위주로 한 후속 저출생 대책을 내놓았다. 공직의 육아휴직도 장려하며 국가공무원법 개정까지 예고했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은 ‘자녀당 1억원 지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초 시행 기업인 부영그룹은 사업 첫해인 지난해 70억원을 후원했다고 밝혔다. 인천광역시도 ‘1억 플러스 아이드림’ 정책에 더해 신혼부부에 월 임대로 3만원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천원주택’ 사업까지 얹었다. 게임사 ‘크래프톤’도 최근 재직하는 8년에 걸쳐 총 1억원을 지급한다는 정책을 공개했다.
은행들도 대외 행보에 신경을 쓰는 한편, 행 내 문화 조성을 통해 직원들의 일·가정 양립을 독려하고 있다. 고병일 광주은행장, 백종일 전북은행장 등 은행권 수장들도 자체적으로 ‘저출생 위기 극복 금융권 챌린지’에 참여 중이다. 지난해 은행연합회를 비롯한 7개 금융협회가 이 챌린지 참여를 약속하면서 시작됐는데, 요직의 인물이 직접 나서 자사의 일·가정 양립 사례와 지원책을 설명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이와 관련, 주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제7차 인구전략 공동포럼'에서 "우리나라는 체류 외국인 비율이 약 5%(2024년 기준 265만 명)를 넘어서면서 '다문화 사회'의 문턱에 들어섰다"며 "저출생·고령화 인구 위기 해소를 위한 이민정책은 선택이 아닌 핵심 정책 수단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