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2주 연속 둔화세
실거래 신고 이달 12일까지 595건
실거래 신고 이달 12일까지 595건

6·27 고강도 대출 규제 효과로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급등하던 서울 아파트값이 2주 연속 둔화한 데다 매수 대기자들이 관망세로 전환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는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를 앞둔 지난 6월 1만건을 넘었지만, 7월에는 사실상 매매가 실종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이 "수요 억제책은 얼마든지 남아있다"고 엄포를 놓자, 시장에선 추가 대출규제 가능성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13일 금융권과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는 이달 들어 12일까지 595건에 그쳤다. 실거래가 신고 기한이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인 점을 고려하면 7월 거래량은 내달 말까지 집계된다. 그러나 4월 5480건, 5월 8140건, 6월 1만306건 등의 급등세를 고려하면 이달 거래량은 급격히 줄어든 흐름이다.
집값 상승세도 둔화됐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첫째 주(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은 0.29% 상승에 그쳤다. 6·27 대책 발표 이후 집계된 6월 다섯째 주에 0.40%로 상승 폭이 줄어든 후 7월 첫째 주에 0.29%로 감소했다. 2주 연속 상승세 둔화다.
민간 통계인 KB부동산 주간 아파트 시장 동향에서도 7월 첫째 주(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8%로 24주째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상승세가 6월 넷째 주 0.44%에서 다섯째 주 0.31%로 축소된 데 이어 2주 연속 둔화됐다.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60.6으로 전주(76.4)보다 15.8포인트(P) 급락하며 대출규제 발표 이후 2주 연속 하락했다. 11주 연속 상승했던 서울 아파트의 매수위지수는 6월 다섯째 주(99.3→76.3) 급락한 이후 2주 연속 크게 뒷걸음질 쳤다. 매수 우위지수는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현장의 매수자와 매도자 비율을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100을 초과하면 매수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반대로 100을 밑돌면 매수세보다 매도세가 크다는 의미로 집값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선행지표로 쓰인다.
실제 현장도 6·27 대책 전후 분위기가 극명하게 대비된다.
일선 공인중개사들은 지난달 중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 시행을 앞두고 폭증했던 매수 문위가 뚝 끊겼다고 전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6·27 대책 이후 문의가 급감했다"며 "대출 규제와 상관 없이 현금으로 집을 살 수 있는 분들도 집값이 떨어질 것을 기대하면서 저가매수 기회를 노리고 있고, 대출이 안 나오는 분들은 매수를 포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6·27 대책 적용 전산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비대면 대출 신청이 속속 재개되고 있지만, 대출 신청은 여전히 많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0일 기준 755조1331억원으로 지난달 말(754조8348억원) 대비 8912억원 증가했다. 이는 영업일 기준 하루 평균 1114억원꼴로, 지난달 일평균 증가액(3555억원) 대비 68.6%나 줄었다. 규제 발표 첫 주(6월 30~7월 3일) 서울 지역의 주담대 신청액도 하루 평균 3500억원대로, 규제 발표 직전 주(7400억원) 대비 반토막났다. 주담대 등 은행 대출은 신청부터 실행까지 통상 1~3개월이 소요된다. 규제 강화를 앞두고 6월 말까지 몰렸던 막바지 대출 수요가 시차를 두고 통계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대책이 워낙 강해 시장 과열이 일부 해소되면 실수요자 고통을 고려해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추가 수요 억제책을 예고하면서 규제 기조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늘고 있다"면서 "새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이 나올 때까지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