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은 17일 발표한 'BOK이슈노트: 주주환원 정책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20개국과 비교할 때 국내 기업가치(2019~2023년 평균)는 성장성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성장률이 2.5% 수준으로 일본(-0.1%), 영국(0.0%)에 비해 높았지만 자본 대비 시가총액(PBR)은 1.4로 미국(4.2), 영국(3.3)을 크게 밑돌았다.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율은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배당성향(27.2)은 한국이 가장 낮았고, 영업현금흐름 대비 주주환원 규모(0.2)도 튀르키예(0.1), 아르헨티나(0.1) 다음으로 저조했다.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주주환원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한은은 주장했다. 기업 표본을 주주보호 점수가 높은 그룹과 낮은 그룹으로 나눠 주주환원 규모와 기업가치 간의 관계를 추정했을 때 후자에서 유독 양(+)의 관계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김선임 한은 국민소득총괄팀 차장은 "주주보호가 취약한 우리나라에서는 주주환원 확대가 기업가치 제고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등 정보기술 부문은 금융업 등과 달리 주주환원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자본적 지출이 필요한 산업의 경우 주주환원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IT기업의 경우 투자와 주주환원 간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김 차장은 "대규모 자본적 지출이 필요한 고성장 산업에서는 주주환원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자본적 지출 확대를 통한 주주이익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가 병행되는 구조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