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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보험 쓰나미] 선두 ‘삼성생명’도 흔들…생·손보 27개사 건전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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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보험 쓰나미] 선두 ‘삼성생명’도 흔들…생·손보 27개사 건전성 악화

생·손보 80% 킥스 무더기 하락
부채 규모 커지면서 순자산 감소
자본확충여력 미흡 시 자본부담 가중
금리 인하로 인해 보험사들의 건전성이 대폭 악화될 전망이다. 자료=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금리 인하로 인해 보험사들의 건전성이 대폭 악화될 전망이다. 자료=연합뉴스
생명보험 선두인 삼성생명을 비롯해 전체 약 80%가 금리 인하에 따른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연내 최소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부채의 금리 민감도가 높은 보험업 특성상 금리가 내려가면 부채 규모가 커지면서 순자산이 감소한다. 가뜩이나 자본규제 강화로 적정자본을 유지하기가 까다로워진 가운데 건전성 방어가 업계의 지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28일 한국기업평가와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금리 하락으로 인한 보험사들의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방어가 어려워지고 있다. 한기평 분석을 보면 앞으로 금리 하락 시 생명보험 22개사 중 16개사, 손해보험 11개사 중 10개사의 킥스 비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빅3 생명보험사마저 자유롭지 못했다. 작년 말 킥스 기준으로 앞으로 금리가 0.5%P 내린다고 가정했을 때 삼성생명의 경우 킥스 비율이 -13%P 감소한 172%를 기록했고, 금리가 1%P 내리면 무려 -27%P 하락한 158%까지 낮아졌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금리 0.5%P 하락 시 -4%P, -5%P 킥스가 깎였고, 1%P 내릴 땐 각각 -9%P, -13%P 악화됐다.

금리 하락 영향은 중소형 생보사에서 더 두드러졌다. 기준금리 1%P 인하 시 동양생명과 DB생명, ABL생명, 처브라이프,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킥스가 당국 권고치인 150%를 밑돌았고, 신한라이프와 라이나생명, KB라이프, 흥국생명, 하나생명 등 대부분의 생보사에서 킥스가 두 자릿수 감소했다.
손해보험사 중에선 삼성화재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보험사들이 금리 하락 영향권에 들어왔다. 대형사인 현대해상도 기준금리가 0.5%P만 낮아져도 킥스가 146%를 기록해 권고치에 미달했다. 최근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는 롯데손해보험 역시 141%로 킥스가 악화했고, 하나손해보험의 경우 가까스로 권고치에 턱걸이했다.

손보사 역시 기준금리 1%P 하락 시 대부분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했다. 농협손보의 킥스가 무려 60%P 급감해 낙폭도 가장 크고 권고치에도 미달했다. 현대해상 역시 133%까지 킥스가 밀렸고, 롯데손보와 하나손보 등도 킥스가 150% 아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시장금리의 하락세가 지속하는 만큼 당분간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한다. 킥스의 금리 민감도가 높고 자본확충 여력이 미흡한 회사의 자본관리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태현 한기평 실장은 보고서에서 “대형사들은 ‘보험계약마진(CSM)’ 확보, 이익 창출, 자본성증권 발행을 통해 금리 영향을 일정 수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중소형사의 경우 킥스가 150% 수준에 근접해 있고, 금리 민감도가 높은 회사를 중심으로 자본확충 전략에 대한 점검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