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법원 ‘상호관세 무효’…현실화 시 “0.1%P 또는 그 이상 좋아져”

한은은 29일 수정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202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올 2월 발표한 1.5%에서 0.7%포인트(P) 낮춘 0.8%로 조정했다. 지난해 8월 전망(2.1%), 같은 해 11월 전망(1.9%)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은은 2·3·4분기 경제성장률로 각 0.5%, 0.7%, 0.6%를 제시했다. –0.25% 역성장했던 1분기 성장률보다 개선됐지만, 건설 경기 부진과 늦어지는 소비 회복으로 당초 예상치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하반기부터는 금리 인하 및 추경 효과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제 심리 회복에 따른 내수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특히 건설 경기가 이 시점부터 완만히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은 “인구 고령화, 지역 간 수급 불균형에 따라 주택이 크게 늘긴 어려운 데다 우리나라 건설 인프라 투자가 성숙한 상황인 만큼 비주택 부문의 큰 증가를 기대하기도 어렵다”면서 “향후 인공지능(AI) 발전소를 짓는다거나 기업들의 공장 설립에 대한 규제 완화 등으로 건설 부문의 (성장 동력이) 고민돼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내수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지겠으나 통상환경 악화 영향을 받아, 당초 예상치보다 0.2%P 내린 1.6%로 한은은 내다봤다.
향후 성장경로는 미국과의 무역협상과 관련해 상·하방 리스크, 경기부양책 여부와 강도 등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은 미 관세 정책이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낙관 시나리오, 비관 시나리오로 나눠 분석했다. 최근 관세 협상을 고려해 기본·품목 관세가 유지되는 상황을 전제로 했으며, 지난 2월보다 관세 정책 강도의 강화,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높은 대외불확실성 대비 국내 불확실성의 감소, 추가경정예산 1차 편성 효과 등을 반영했다.
관세 유예기간 동안 미국이 중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와의 무역협상을 원만히 진행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낙관 시나리오에 따르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미 관세율 인하에 따라 올해 0.1%P, 내년 0.2%P 각각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여타국과의 협상도 결렬되면서 상호관세 상당분이 원복하는 비관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우리나라 성장률은 본래 전망 대비 올해 0.1%P, 내년 –0.4%P 각각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미 연방국제통상법원이 이날 상호관세 조치 무효에 손을 들어준 것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철회가 이뤄질 경우는 낙관 시나리오 비슷하거나 더 큰 수준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웅 부총재보는 “상호관세 철회 시 올해 경제성장률은 0.1%P 또는 그 이상으로 좋아질 수 있다”며 “가처분 신청 등 여러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의 경우 신정부가 2차 추경 편성을 시행한다면 성장률을 올리는 요인이 될 것이며, 앞으로의 정책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아울러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로 지난 전망치와 동일한 1.9%를 예상했다. 가공식품 및 서비스가격 인상의 상방 요인과 낮은 수요 압력, 국제유가 하락 등 하방 요인이 상쇄되면서다.
경상수지 흑자 예상 규모는 820억달러로 2월 전망(750억달러)을 상회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