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첫 금리 인하 시기 10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
올해 금통위 7·8·10·11월 등 4회 남겨둬
올해 금통위 7·8·10·11월 등 4회 남겨둬

오는 10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7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한 만큼 연속 인하 보다는 금리 인하 효과와 대내외 경제변수 효과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지난달 가계대출이 7조 원 가까이 폭증한 데다 7~8월도 높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부의 초고강도 대출 규제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에 발맞춰 한은도 경기 부양을 지원할 것으로 보이는데 하반기 첫 인하 시점은 10월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그해 11월, 올해 2월, 5월 등 각 0.25%포인트(P)씩 네 차례 인하에 나서 연 2.50%까지 기준금리를 낮췄다.
시장에선 한은이 1%대 성장률 사수를 위해 하반기 1~2회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지난 5월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8%다. 당시 2차 추경 효과가 반영되지 않아 2차 추경이 집행되면 성장률을 0.2%P가량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1%대를 밑돌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최근 발표한 추경은 연간 성장률을 0.2%P 정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낮은 성장률이 예상되는 상황을 고려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은은 인하 속도 조절은 불가피하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한은은 최근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근 가계대출 급증세가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가계대출이 안정 국면에 접어든 것을 확인한 뒤 금리 인하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에 시장에선 한은이 7월 금통위에서 2연속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또 하반기 첫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안혜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가 현재 2.50%로 동결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미국 관세정책 시행으로 인한 수출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상존하는 등 저성장 우려가 남아있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겠으나,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세를 고려할 때 7월에는 금융안정 요인에 집중하면서 기준금리를 묶어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에서 인하에 대한 시그널이 강하지 않을 경우 5월 포워드 가이던스 4명의 인하 제시에도 불구하고 8월마저 건너뛸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추가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연말 최종 금리 전망을 당초 2%에서 2.25%로 높여 잡았다. 하반기 중 기준금리 인하가 1회에 그칠 것이란 얘기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도 "(이전 전망에서) 최종 금리를 2.25%로 제시하는 등 시장 전망 대비 조심스러운 입장을 오랜 기간 유지해 왔으며, 최근 동향은 이러한 견해에 확신을 주고 있다"면서 "하반기 중 한 차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인하 시점이 8월이 아닌 10월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