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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브, 아·태 입지 확장 ‘절실’…韓 라이나 앞세워 亞 전초기지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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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브, 아·태 입지 확장 ‘절실’…韓 라이나 앞세워 亞 전초기지 구축

중산층·고령 인구·디지털 수요 등 핵심 동력
손보사 중심 벗어나 생보업 시너지 확대 전략
라이나생명 역량 키워 진출국 교두보 삼을 듯
글로벌보험그룹 처브가 라이나생명을 아시아 전초기지로 활용해 입지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본사DB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보험그룹 처브가 라이나생명을 아시아 전초기지로 활용해 입지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본사DB


글로벌 보험그룹 처브는 한국·대만·중국·홍콩 등 아시아 중심 사업 확장에 집중하는 데 우리나라를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 처브는 최근 수년간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입지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손해보험업 중심의 처브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생명보험업 인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상해·건강 보험’(A&H)과 ‘재산 및 일반 손해보험’(P&C)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라이나생명과 라이나손해보험 등 핵심 자산을 모두 보유한 만큼 향후 통합 브랜드 ‘라이나’를 발판 삼아 주요 진출국들의 사업모델로 삼으려는 전략이다.

6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처브는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손해보험업 기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벗어나기 위해 유력 시장에서 생명보험업이 핵심 키워드로 등장한다. 처브 측은 아시아 지역 중에서도 한국·대만·중국·홍콩 등을 포함해 동남아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생명보험·건강·자산형 상품 중심 사업 확장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3월 인수한 미국계 손해보험사인 리버티 뮤추얼(Liberty Mutual)의 보험 자회사 LMG 인슈어런스(태국)와 Liberty 인슈어런스(베트남) 등을 제외하면 처브는 우리나라와 중국·대만·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핵심 주요 시장에서 모두 생명보험사를 인수했다. 태국이나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서는 아직 생명보험 수요 대비 낮기 때문인데, 시장 분석을 마치고 결국 생보사로 확장할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처브가 생명보험업에 주목하는 배경은 아시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중산층과 고령 인구, 디지털 수요 확대 등을 핵심 동력원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처브의 전체 수익에서 생명보험과 A&H 상품은 연간 약 60억 달러 수준으로, 21.6% 성장하며 핵심 수입원으로 부상했다.

아시아 진출 이후 처브의 순보험료는 기존 약 40억 달러에서 70억 달러로 확대됐고, 글로벌 전체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도 약 20% 수준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성장했다.

생보사 인수 이후 각국의 통합 전략도 눈에 띈다. 라이나생명의 경우 보험산업이 성숙기에 다다른 우리나라 시장에서 성공한 몇 안 되는 외국계 보험사인 만큼 전초기지로서 역할이 충분하다는 게 처브 측 판단이다. 그린버그 처브 회장은 재작년 방한 당시에도 한국 시장에서 라이나생명이 가진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하며 한국 시장을 콕 집어 다른 국가들의 모델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 라이나생명은 기존 브랜드인 ‘LINA’를 유지하되 브랜드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리뉴얼하며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대만에서는 시그나의 현지 생명보험 사업을 ‘Chubb Life Taiwan’으로 통합하며, 전 시그나 지사장을 처브 대만 대표로 임명해 조직 안정과 운영 효율화를 도모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23년 2월부터 Cigna Indonesia와 Chubb Life Indonesia를 하나로 통합하고, 방카슈랑스·에이전시·브로커·디지털 등 멀티채널 유통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생보사와 손보사 간 시너지 확대도 추진 중이다. 디지털 플랫폼과 파트너사 기반 채널을 활용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상품을 통합 공급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면 말레이시아 그랩, 싱가포르 디비에스(DBS), 홍콩 캐세이 퍼시픽 등과 제휴를 통해 처브 스튜디오(Chubb Studio)의 ‘인슈어런스 인 어 박스’ 디지털 솔루션을 탑재하고, 다양한 서비스 앱 내에서 보험 가입을 지원한다.

업계 관계자는 “처브는 아시아 시장에서 공격적인 확장을 주요한 전략으로 삼고 있는 글로벌 보험사”라면서 “핵심 시장에서 M&A 전략을 통해 현지 법인화하고, 헬스케어와 디지털 전환 등 다양한 사업을 결합해 시너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