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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누르자 신용대출 급증... '가계대출 억제' 수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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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누르자 신용대출 급증... '가계대출 억제' 수위 높아진다

8월 첫 주 신용대출 증가액, 주담대 추월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조치 지속해서 강화
금융당국, LTV·DSR 규제 강화 카드 고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연합뉴스
주택담보대출을 누르자 풍선효과로 신용대출이 급증해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되고 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속도 조절을 위해 주담대 대출 조건을 강화, 중단 수위를 잇달아 높이는 것이다.

은행들은 대출모집인 대출 접수를 중단한 데 이어 비대면 대출 금리 혜택 폭을 축소하는 등 문턱을 높이고 있다.

금융당국도 가계대출 급증세가 이어질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규제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담대에 이어 신용대출이 급증하자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일까지 가계대출 잔액은 760조884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말(758조9734억 원) 대비 1조9111억 원 늘어난 수치다. 가계대출 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의 잔액은 일주일 동안 5796억 원 늘어났다. 신용대출의 경우 한 주 사이 1조693억 원 증가했다. 일주일 동안 증가한 신용대출 규모는 지난 6월(1조876억 원) 한 달간 증가한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며, 신용대출 잔액이 감소한 7월과 대조되는 수치다.

급증한 신용대출의 영향으로 8월 가계대출의 일평균 증감액은 2730억 원으로 부동산 규제가 발표된 지난 6월(2251억 원)보다 479억 원 많다. 8월 한 달 동안 지금과 같은 속도로 가계대출이 빠르게 급증하면 가계대출 증가 폭이 가장 컸던 지난해 8월(9조6259억 원)보다도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규제로 인해 한도나 금액을 명확하게 규제하다 보니 추가로 자금을 융통하려는 방법으로 신용대출이 사용돼 증가한 것 같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8월 가계대출액이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 수위를 지속해서 올리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11일 다른 은행으로부터 갈아타기 방식으로 넘어오는 대면과 비대면 전세대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또 기업은행은 이날 비대면 전세대출(i-ONE 전세대출 고정금리형)의 금리 자동 감면 폭도 0.20%포인트(P) 줄인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지난 4일에 대출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신청 접수를 중단한 데 이어 이달에만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두 차례 발표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4일에 가계대출 강화를 위해 10월까지 수도권 한정이던 소유권 이전 등 조건부 전세대출의 제한 대상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하나·농협·신한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9월 실행 예정에 대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이 급증한다면 추가 규제 조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검토하는 추가 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는 LTV·DSR 규제 강화 그리고 주담대의 위험가중치 강화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난 6월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금융당국도 금융회사들의 월별·분기별 관리목표 준수 여부와 지역별 대출 동향 등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해 필요하면 규제지역 LTV 추가 강화, DSR 적용대상 확대, 거시건전성 규제 정비 등 준비돼 있는 추가적인 조치를 즉각 시행해 나가겠다”고 했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