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할인·재고·수입처 전환으로 상승세 완충
완충 효과 소진되며 관세 부담 가격에 전가
한은 "연말 물가 3%대…내년에도 상승 압력"
완충 효과 소진되며 관세 부담 가격에 전가
한은 "연말 물가 3%대…내년에도 상승 압력"

한은은 29일 자체 블로그에 '관세가 오르는데 미국 소비자물가는 왜 생각보다 천천히 오를까?' 페이퍼를 게재했다. 작성자는 한은 조사국 미국유럽경제팀 곽법준 팀장과 정희완 과장, 이승민·이나영 조사역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트럼프 관세에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미국의 올해 소비자물가가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 트럼프 1기 당시에는 관세 인상이 얼마 지나지 않나 소비자물가를 빠르게 밀어올린 사례도 있다. 이번 트럼프 관세는 1기보다 더 크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물가는 예상보다 강하게 오르지 않고 있다. 한은은 이런 원인에 대해 관세가 소비가 구입하는 가격에 반영되는 단계를 구분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원재료부터 제품 판매 과정에 걸쳐 기업의 전략으로 소비자가격 전가 속도가 달랐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이유는 기업들이 재고로 시간을 벌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관세 인상 전 해외로부터 물건을 미리 구입해 쌓아둔 재고로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실제 상호관세 시행을 앞둔 올해 1분기 미국 수입은 중간재를 중심으로 급증해 월평균 수입액은 40%에 달했다.
수입처 다변화도 있다. 기업들이 관세가 낮게 매겨지는 나라로 수입선을 바꿨다는 의미다. 관세 부과 이후 미국 기업들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을 낮추고, 중국 대체국인 베트남과 태국, 인도 등과 멕시코 비중을 늘려 관세 부담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 완충 여력이 줄고 있다는 점이다. 5월 이후 수입물가와 미국 생산자마진 하락폭이 줄고 있다. 이제 기업들도 가격에 관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재고도 점차 줄고 있다. 중국을 대신하던 베트남 등도 높은 상호 관세율을 부과받아 대체 수입처 장점도 사라지고 있다.
결국 저자들은 이제 관세 영향이 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본다. 한은은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에는 3% 내외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0.3%포인트를 관세 인상 영향을 봤다. 내년에도 관세 효과가 더해져 물가는 2.6% 상승할 것으로 봤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