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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SCO 정상회의서 'AI 협력' 제안…"냉전 사고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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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SCO 정상회의서 'AI 협력' 제안…"냉전 사고 거부"

SCO 회원국에 840억 달러 투자…'루반 프로젝트'로 기술 지원 약속
푸틴·모디 등 20여 개국 정상 집결…서방 '블록 전략'에 맞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들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중국 톈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시 주석은 개회사를 통해 회원국 간 인공지능(AI) 협력을 제안하고 서방 중심의 '냉전적 사고'를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들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중국 톈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시 주석은 개회사를 통해 회원국 간 인공지능(AI) 협력을 제안하고 서방 중심의 '냉전적 사고'를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로이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현지시각)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간 인공지능(AI) 협력을 제안하며 '냉전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국제 정세가 긴박한 가운데 열린 이번 회의는 중국이 세계 평화 중재자로서 입지를 다지는 외교 무대가 됐다고 미 경제방송 CNBC가 보도했다.

이날 시 주석은 중국 톈진에서 열린 역대 최대 규모의 SCO 정상회의에서 개회사를 했다. 회의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마수드 페제쉬키안 이란 대통령, 알략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등 20명이 넘는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자리했다. SCO는 중국,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이란 등 10개국이 정회원국으로 있는 유라시아 최대의 정치·경제·안보 협력체다.

◇ '다극화 세계' 제안…840억 달러 투자 약속


시 주석은 연설에서 "서로 연계해 인공지능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며 회원국 간 AI 협력 기반을 강화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그는 서방의 대립 구도 전략을 비판하며 "SCO는 다극화하고 서로를 아우르는 새로운 세계 질서를 지향한다"고 강조, 이른바 '냉전적 사고'를 거부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그동안 SCO 회원국에 840억 달러(약 116조 원)를 투자했다고 공개하고, 앞으로 자국의 직업 교육 프로그램 '루반'에 학생 1만 명의 참여를 돕겠다고 약속했다.

시 주석은 "이번 SCO 회의는 높은 수준의 개발과 협력을 꾀하는 새로운 단계를 여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일대일로(Belt and Road) 구상과 연계해 중국이 협력 파트너로서 경제·기술 협력을 이끌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 대목이다.

◇ 푸틴·모디와 연쇄 회동…다자외교 무대 넓혔다


시 주석은 회의 전후로 튀르키예, 캄보디아를 포함한 10여 개국 정상과 따로 만나며 외교 무대를 넓혔다. 이번 주에는 푸틴 대통령과도 회담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기리는 베이징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에 머문다.

특히 지난 토요일 톈진에서는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양국이 경쟁자가 아닌 협력하는 동반자 관계임을 다시 확인했다. 인도 외무부는 회담 뒤 성명을 내어 "상호 존중과 이익, 민감성을 바탕으로 한 인도와 중국, 그리고 양국 28억 인구의 안정된 관계와 협력은 두 나라의 성장과 발전에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SCO는 1일 공동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며,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결과를 설명한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나올 공동선언문과 AI 분야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국제 현안 속에서 다자협력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