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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서학개미에 맥 못 추는 원화… 주간거래 1397.5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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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서학개미에 맥 못 추는 원화… 주간거래 1397.5원 마감

대미 투자 관련 불확실성 단기적 상방 리스크로 작용
내국인 해외 투자수요 늘면서 1400원 뉴노멀 가능성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로 1340원대까지 내렸던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재진입을 눈앞에 뒀다.

글로벌 달러 강세 완화로 주요국 통화 가치는 오르지만 미국과의 관세 전쟁 장기화로 원·달러 환율 1400원이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자리 잡고 있다. 서학개미 투자가 늘어나는 점도 관세 불확실성과 함께 환율 우상향을 부추기고 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23일 오후 3시 30분 기준, 1392.6원)보다 0.4원 오른 1393.0원으로 출발한 뒤 1392.7~1398.2원에서 움직이다 1397.5원에 이날 주간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1370원대까지 내려갔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로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며 1400원 선을 터치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완화됐음에도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원화 가치 하락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97.35 수준으로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다. 올해 1월 110을 웃돌았던 달러인덱스는 8월 들어 100 이하로 내려온 뒤 100선 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한·미 간 관세 협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후속 협의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미국이 요구한 대로 대미 직접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을 대비해 기업들도 달러를 쟁여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달러의 하락세에도 원화의 상대적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미국과의 관세 합의 지연과 대미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원·달러 환율 상방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의 해외 투자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도 원화값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급격히 쏠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더라도 환율이 1400원 안팎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른바 '1400원 뉴노멀론'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국내 거주자가 사들여 예탁결제원에 맡긴 외화증권 평가액(보관금액)은 2197억6518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화증권 평가액은 2023년 11월 1000억 달러 선을 돌파했는데, 1년 10개월여 만에 2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황건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가 97 전후로 안정됐는데도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1400원 언저리인 건 일부 금통위원이 걱정하고 있고, 저도 마찬가지"라면서 "수급 측면에서 보면 거주자 해외증권 투자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