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5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
외환시장서 부진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협상 변수로 작용
엔(JPY)·유로(EUR)화 약세, 원화 약세 자극
연말까지 1390~1400원 대 고환율 전망
외환시장서 부진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협상 변수로 작용
엔(JPY)·유로(EUR)화 약세, 원화 약세 자극
연말까지 1390~1400원 대 고환율 전망

우리나라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투자 협상 불확실성과 일본과 프랑스의 정치 상황 등 다양한 변수까지 겹쳐 연말까지 1400원대의 고환율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권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11일(한국시간) 새벽 2시 기준 달러-원 환율은 지난 2일 서울외환시장 종가 대비 27.00원 오른 1427.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월 30일(1421.0 원) 종가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100% 추가 관세로 맞물을 놓자 외환시장이 요동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취소하면서 위기감은 확산됐다.
현재 고 환율시장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불확실성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대미 관세협상을 통해 합의한 3500억 달러 대미투자의 방식으로 ‘현금·선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미투자의 후속 협상 타결이 늦어지면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 또 지난 4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만남을 가졌지만, 의견교환에 그친 것으로 알려져 환율 상승의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의 불확실성뿐 아니라 일본 엔화의 약세와 프랑스발 유로화 약세 또한 원화 약세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 4일에 일본 자유민주당(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재는 아베노믹스의 부활을 이야기해 엔화 약세를 자극했다. 또 유로화의 경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금요일까지 새로운 총리를 임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치적 불확실성과 정국불안 우려가 해소되지 않아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의 대내외변수들로 인해 1390~1400원 대에서 움직이는 고환율 기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평균 원·달러 전망을 139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했다. 문다운 연구원은 “대내외 원화 약세 압력이 중첩되면서 원·달러 상방 압력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원·달러가 1300원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 셧다운 해제와 함께 지연된 고용 보고서 발표로 노동시장 둔화 시그널이 재확인될 필요가 있으며 대미투자 협상 타결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 또한 “전술한 엔화와의 동조화는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이 큰 반면 프랑스 총리 사임과 정국불안 우려에 따른 유로화 약세와 우리나라의 대미투자 협상 교착 우려는 다소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순차적으로 원화 약세를 심화시킨 요인들이 해소되면서 원화는 연말께 1400원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