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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급증한 알파벳·MS·아마존·메타·오라클… 한은 "AI 기업 금융리스크 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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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급증한 알파벳·MS·아마존·메타·오라클… 한은 "AI 기업 금융리스크 누적"

5대 빅테크 올해 회사채 발행 2300억달러…지난해 연간 규모 2배 넘어
순환금융 비중 50% 이상 추정…네오클라우드 부실·수익화 지연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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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hat gpt 생성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의 투자 경쟁이 격화하면서 기업들의 외부자금 의존도가 높아지고 금융시스템의 잠재적 취약성도 누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형 빅테크 기업들의 양호한 재무상황을 고려하면 AI발 금융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AI 수익화 지연이나 부채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부실이 발생할 경우 금융시장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AI 산업 자금조달의 주요 특징과 리스크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AI 산업의 자금조달은 외부자금 의존도 상승, 부외금융 증가, 공급망 내 순환금융 심화라는 세 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차입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오라클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 1~9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약 2300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 발행액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들 기업이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9월 2.0%에서 올해 9월 4.8%로 확대됐다.

AI 인프라의 장기간 투자 회수 구조를 고려해 회사채 발행도 장기물에 집중됐다. 지난 1일 기준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미상환 채권잔액 가운데 잔존만기가 10년 이상인 채권의 비중은 61%에 달했다.

향후에도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대규모 외부자금 조달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인용한 모건스탠리의 분석에 따르면 2025~2028년 하이퍼스케일러의 데이터센터 투자액 2조 9000억 달러 가운데 절반 수준인 1조 5000억 달러가 외부자금으로 조달될 것으로 예상됐다.

투자 비용 증가 속도가 수익성 개선 속도를 앞지르는 점도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영업이익 대비 자본지출 비율이 지난해 1.6배에서 올해 1.1배로 낮아지고, 내년에는 0.9배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에는 이들 기업의 연간 자본지출 규모가 영업이익을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대형 하이퍼스케일러는 양호한 이익창출력과 재무여력을 바탕으로 차입 확대에 따른 위험을 흡수할 수 있다는 평가다. 반면 AI 연산 인프라를 공급하는 신생 클라우드 기업인 '네오클라우드'는 높은 부채의존도와 특정 대형 고객에 편중된 매출구조로 인해 금리 상승과 수요 둔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올해 2분기 기준 총부채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비율은 알파벳 0.6배, 마이크로소프트 0.7배, 아마존 1.3배, 메타 1.0배, 오라클 5.6배로 집계됐다. 반면 네오클라우드인 코어위브와 네비우스는 각각 10.6배, 121.5배에 달했다.

자산과 부채의 만기 불일치도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AI 기업들이 장기 회사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기술 발전으로 데이터센터와 GPU 등 주요 자산의 경제적 수명이 짧아지거나 투자금 회수가 지연될 경우 부채 만기 이전에 자산가치와 현금흐름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와 GPU의 경제적 수명을 각각 15~20년, 4~6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자산·부채 만기 불일치가 AI 기업의 재무위험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재무제표만으로 기업의 실질적인 금융부담을 파악하기 어려운 부외금융이 확대되는 점도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AI 기업들은 특수목적기구(SPV)나 합작법인(JV)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건설자금을 조달하고, 해당 시설의 임차 또는 컴퓨팅 용량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자금조달 제약을 완화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하이퍼스케일러의 합작법인형 프로젝트금융(PF) 채권 발행잔액이 올해 1080억달러 이상에서 내년 300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거래 가운데 일부는 관련 부채나 장래 지급의무가 재무제표에 직접 드러나지 않아 실질적인 금융부담과 최종 위험 부담 주체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특히 AI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하거나 특수목적기구 등이 채무불이행에 빠질 경우 관련 기업뿐 아니라 대출과 투자를 제공한 금융기관, 사모펀드 등 비은행금융기관으로 손실이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

AI 기업 간 투자와 구매가 맞물리는 순환금융 구조 역시 잠재적인 불안 요인이다. 하이퍼스케일러나 엔비디아 등 AI칩 제조사가 AI 모델 개발사와 네오클라우드에 자금을 지원하고, 이들 기업이 다시 자금을 지원한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나 AI칩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AI 모델 개발사와 하이퍼스케일러, AI칩 제조사 간 금융거래에서 순환금융 비중은 50%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 연구진은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주요 AI 모델 개발사와의 순환거래 규모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오라클 등 4개 하이퍼스케일러의 클라우드 수주잔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약 38%로 추정했다.

이처럼 자체 금융지원에 기반한 수요가 상당 부분 포함되면서 AI 산업의 실제 최종수요와 기업의 매출 규모가 과대평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순환금융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매출이 기초여건과 괴리돼 부풀려질 수 있으며, 이는 기업가치와 시장의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AI 산업의 위험이 수익성에 대한 기대 약화나 취약 기업의 신용위험 현실화를 계기로 금융시스템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AI 수익화 지연으로 데이터센터와 GPU 등의 자산가치가 하락하면 이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의 차입 여력이 줄어 투자 위축과 자산가격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네오클라우드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업이 부실화하면 해당 기업에 투자한 대형 AI 기업의 투자손실과 예상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은행과 보험사, 사모금융 등으로 확대된 금융연계가 충격의 전파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이러한 위험 전파 경로가 2000년대 닷컴버블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특징을 일부 공유한다고 평가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공급기업이 고객의 구매자금을 지원하는 순환금융 구조는 닷컴버블 당시의 벤더금융과 유사하다. 부외거래와 비은행금융 확대에 따른 금융거래의 복잡성 증가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닮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 AI 투자가 실제 수요와 이미 체결된 계약에 기반하고 있고 장기자금 조달 비중도 높다는 점에서는 과거 위기와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북미 주요 시장의 올해 상반기 데이터센터 공실률은 1.4%에 불과했으며,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 용량의 80% 이상이 이미 사전 임대된 것으로 추정됐다.

장기 회사채와 장기대출 중심의 자금조달 구조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급격한 단기자금 경색 위험을 낮추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AI 산업에서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나타나기보다 상대적으로 서서히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대형 선도기업의 양호한 재무상황으로 AI발 금융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장기금리 상승 국면에서 취약성은 점차 누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AI 호조의 최대 수혜국인 우리나라는 글로벌 공급망과의 높은 연결성으로 인해 AI발 실물·금융충격의 전이 강도가 과거보다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며 잠재적 취약성과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