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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대형투자은행이 조세피난 유령회사 '산파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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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투자은행이 조세피난 유령회사 '산파역'

한국인 설립 369개 중 175개가 UBSㆍ도이치방크 등 도움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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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이진우 기자] 한국인들이 해외 조세 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가 모두 369개에 이르며, 이들 페이퍼컴퍼니는 이른바 마스터 클라이언트(설립 중개업체 또는 중개인)로 불리는 은행, 법무법인, 개인 등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비영리 탐사전문 독립언론 뉴스타파(www.newstapa.org)는 9일 "(ICIJ)의 조세 피난처 데이터에서 한국인 설립 페이퍼컴퍼니를 전수조사한 결과, 모두 369개가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한 조세피난처 한국인 페이퍼컴퍼니들 가운데 30%에 이르는 108개가 지난 2007년과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뉴스타파는 말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369개사 분석 결과, 은행, 법무법인(로펌), 전문업체, 개인 등 마스터 클라이언트 175건이 파악됐고, 이 가운데 전체의 15%에 해당하는 57개는 대형 투자은행이었다고 설명했다,
조세 피난처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마스터 클라이언트는 스위스 최대 은행 UBS인 것으로 밝혀졌다.

UBS는 싱가포르, 홍콩 지점을 포함해 모두 31곳의 한국인 페이퍼 컴퍼니 설립을 중개했다.

한진해운 최은영 회장, OCI 이수영 회장, 박효상 갑을오토텍 대표 등 재계 인사들이 UBS의 프라이빗뱅킹 서비스를 통해 페이퍼컴퍼니를 만들고 해외비밀계좌를 운영했다고 뉴스타파는 말했다.

UBS 다음으로는 홍콩의 역외법인 설립 전문업체 ‘컴퍼니 킷(Company Kit)’이 모두 29개사 설립 서비스 창구로 활용돼 2위를 차지했다.

오정현 전 SSCP 대표 등이 컴퍼니 킷의 주요 고객이었다고 뉴스타파는 밝혔다.
이밖에 독일 은행 도이체방크, 동남아 최대은행 DBS를 통해 각각 8개와 7개의 페이퍼컴퍼니들이 설립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형 투자은행들은 고객의 존재를 철저히 숨기는 수법으로 노미니 디렉터(Nominee Director), 즉 차명 이사를 내세운 페이퍼컴퍼니의 비밀계좌도 만들어 준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것이 EXECORP. 이사를 뜻하는 EXECUTIVE와 회사를 뜻하는 CORPORATION을 합친 말인 EXECORP는 차명 이사를 내세우는 대신 계좌 인출권은 자신들만이 독점 행사한다는 이면 결의서를 작성해 은행에 제출하는 등 자신의 존재를 감추는 방식을 뜻한다.

EXECORP와 같은 차명주주와 차명이사를 내세운 한국인 설립의 페이퍼컴퍼니는 전체의 15%에 이르는 50개였다.

뉴스타파는 "이런 차명 서비스는 해당 은행 측과 사전 협의가 없다면 사실상 불가능한 약정으로 대형 투자은행의 역할을 더욱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뉴스타파 취재진은 동남아 최대은행 DBS의 프라이빗 뱅킹 상담 서비스 상담을 의뢰한 결과 DBS 측이 '더 완벽한 비밀 유지를 하려면 차명 이사와 차명 주주를 사용할 수 있다'며 차명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더욱이 DBS는 차명으로 비밀 계좌를 만들어 고객의 존재를 감춘 채 한국에서 주식 투자 등을 할 수 있다고 권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뉴스타파는 "이는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 투자자’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움직이는지, 그 비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며 "겉으론 버젓한 대형 은행이 조세피난처를 이용, 비밀계좌를 권유하고, 차명주주까지 제공해 탈세를 방조하는 등 사실상 ‘검은 돈’을 유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뉴스타파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역외 탈세에 기술적 지원을 해주는 은행과 법무법인, 세무법인 등에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한편, 뉴스타파가 언급한 마스터 클라이언트인 UBS 홍콩지점은 “영업 지역의 모든 규정과 규칙을 준수하고 있고. 자신들은 고객에게 세금자문을 제공하지 않으며, 따라서 어떠한 위반 행위도 저지르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도이체 크 홍콩지점도 이메일 답변을 통해 “세금 관련 법규와 보고의무를 준수한다는 전제 아래 부자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