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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 후 경제통합까지 10~15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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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 후 경제통합까지 10~15년 필요

통일금융 세미나…독일식 통일, 우리 여건과 안맞아
[글로벌이코노믹=김민주 기자] 남ㆍ북한이 통일하더라도 통일된 금융체제를 갖추기까지 10~15년 정도의 이행기간을 거치는 것이 적절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10~15년 정도 이행기를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남한과 북한의 소득격차가 안정적인 구조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독일의 통일 모델은 격차가 심한 우리나라 사정을 감안하면 적용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한국 수석이코노미스트(전무)는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체제전환국의 경험과 통일금융에의 시사점' 세미나에서 "(경제적으로) 남・북한 통일을 이루기 위해 통일 후 10~15년 정도 이행기간이 필요하다"며 "동유럽도 체제 전환 후 이 정도 기간이 지나서야 안정이 됐다"고 말했다.
▲권구훈골드만삭스전무이미지 확대보기
▲권구훈골드만삭스전무
권구훈 전무는 특히 "통일 후에도 북한이 당연히 원화를 쓸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이행기간 과도기적인 통화체제인 통화환율제도가 과연 적합한지, 문제는 없는지, 이익은 무엇인지, 통화이행기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약 1000달러 정도로 추정되는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이 이행기를 거치면 1만달러로 늘어 남한과의 격차가 상당히 좁혀질 것으로 예측했다. 권 전무는 특히 독일 통일 모델은 우리나라와 실정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동・서독의 경제 격차에 비해 남・북한의 격차가 훨씬 크기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그는 "전기, 버스, 지하철, 집값 등 공공요금 또한 격차가 크기 때문에 상대가격을 시장가격에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전기료는서 2002년 기준으로 kWh당 2.1원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55원으로 약 24배나 차이가 난다는 것을 사례로 들었다. 또 환율제도와 관련해 이행기를 거쳤던 다른 국가들도 고정환율제보다는 변동환율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생산성 효과가 환율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50% 상승하면 환율은 10% 정도만 절하되기 때문에 외국화폐로 표시한 국민들의 구매력이 커지는 게 거의 모든 국가에서 나타났다"고 말했다. 남・북한 통일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남북한 두 경제권이 통합하게 된다면 북한의 풍부한 인적자원 및 물적자원으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07년도 기준으로 북한의 물적자원의 가치를 2조~3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북한은 장기적인 투자를 할 여력이 없어 남한에게 기회가 된다고 주장했다. 김영모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통일금융의 과제로 사적소유권과 관련한 법제도 정비와 기업중심의 자본주의 생태계 구축을 꼽았다. 특히 민영화를 강조하며 국영기업을 어떻게 민영화할 것인지가 정책적으로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진단했다. 김 변호사는 “효율적인 은행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북한 중앙은행으로부터 상업은행을 분리시키는 등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며 “수차례에 걸쳐 은행법, 금융구조조정법 등을 제·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철 한국정책금융공사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개발도상국과 진행하는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처럼 정책금융 노하우를 공유하며 북한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 발표자들 모두 독일처럼 빠른 통일보다는 장기간의 시간을 갖고 북한의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