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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 가리는법①] “모뉴엘 분식회계, 현금흐름을 봤으면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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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 가리는법①] “모뉴엘 분식회계, 현금흐름을 봤으면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

회계는 기업의 언어다.

재무제표는 기업 현실에 대해 뭔가를 얘기하려 하지만 투자자나 이해관계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게 대반사다. 때로는 모른체 하고 있다가 일이 터진 후에야 뒤늦게 책임을 떠넘기려 하기도 한다.
분식회계는 실제 재무제표를 작성한 경영진이 일차적이며 가장 큰 책임이 있다.

그 다음으로 이를 감사해야 할 회사의 책임이며 마지막으로 제도적으로 분식회계 가능성을 막지 못한 감독당국에게도 책임이 따른다.

글로벌이코노믹은 경제개혁연구소의 ‘대우조선해양의 분식 논란과 상장회사의 현금흐름 분석’을 토대로 분식회계 가리는 법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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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약간의 회계 지식이 필요하다.

경제개혁연구소는 발생주의 회계처리와 현금주의 회계처리와의 차이점을 이해하면 분식회계를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회사의 이익에 현금 유출이 없는 감가상각비와 같은 비용을 가산하는 경우 현금흐름표의 영업활동현금흐름 누적액과 장기적인 추세로 유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는 이상 징후가 충분했고 분식회계는 당연히 발견될 수 있었다는 것.

또 모뉴엘의 분식회계의 경우 많은 전문가들이 현금흐름표를 보았더라면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얘기하고 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당기순이익(영업이익) + 감가상각비’로 정의한 추정영업현금흐름과 실제 영업현금흐름 간의 괴리가 큰 경우 분식 징후가 있다고 보고 그 괴리비율이 200%를 초과하면서 동시에 괴리금액이 1조원이 넘는 기업들을 분석했다.

분석대상기간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의 최근 5년과 2006년과 2015년까지의 10년으로 구분해 이 조건에 해당되는 기업들을 선정했다.

최근 5년 누계기준으로 조건에 해당되는 기업은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현대건설 등 3개사이고, 최근 10년 누계기준으로 하면 포스코대우, 삼성물산, 에이제이렌터카, GS건설, 대우건설 등 5개사가 해당된다고 경제개혁연구소는 설명했다.

모뉴엘의 대출사기 금액은 약 3조4000억원 상당으로 발표됐는데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2007년부터 마지막으로 재무제표가 공시된 시점인 2013년까지의 누적된 괴리금액은 2544억원 규모다.

모뉴엘은 2014년 10월 분식회계가 밝혀지면서 그해 12월에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았다.

모뉴엘은 회계상, 서류상 데이터를 조작했고 우리은행 계약직 사원이 영업심사부장과 함께 ‘이상하다’는 판단아래 850억원 대출금 전액을 회수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분식회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모뉴엘의 그래프에서 영업이익+감가상각비와 영업현금흐름과의 괴리금액이 심한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비정상적인 패턴을 보이고 있다. <표 참조>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에서 주고 받은 검은 돈들이 결국 3조4000억원의 대출사기를 낳고 수많은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국민세금으로 메꿔야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모뉴엘의 재무제표만 제대로 봤어도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고 투자자들을 울리는 사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다고 회계 전문가들은 전했다.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