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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 18] 푸드 트럭-음식차, 푸드 코트-먹을거리 장터, 푸드 뱅크-먹거리 나눔터, 푸드 스타일리스트-요리 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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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 18] 푸드 트럭-음식차, 푸드 코트-먹을거리 장터, 푸드 뱅크-먹거리 나눔터, 푸드 스타일리스트-요리 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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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푸드 트럭 어디로 갔나’라는 기사가 떴다. 한때 청년 창업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던 푸드 트럭이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음식업을 청년 창업 모범사례로 키우려한 것 자체에 문제가 내포되어 있었다. 음식점을 경영하면 최소한 먹는 것은 해결된다는 생각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금껏 손쉬운 창업 업종으로 선택해왔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쓰라린 실패의 경험을 했다. 더구나 앞길 창창한 청년들이 특별한 기술이나 비법 없이 뛰어든다면 외부의 충격이 발생할 경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 퇴직자들이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치킨집도 마찬가지다.
최근 한겨레신문 조사에서 전국에서 허가 받은 4,895대의 푸드 트럭 중 62.4%인 3,054대가 폐업했다고 한다. 약 40%인 1,947대가 1년도 못 버텼다. 안타까운 일이다.

푸드 트럭(food truck)은 길거리에서 음식이나 음료 따위를 만들어 파는 트럭으로 우리말로는 ‘음식차’ ‘음식 트럭’ ‘음식 판매 트럭’ ‘먹거리 트럭’이다. 앞의 문장은 ’그 많던 음식 판매 트럭 어디로 갔나‘라고 쓰면 될 것이다.

음식 판매와 관련한 용어로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면 출출할 때 찾는 푸드 코트(food court)는 경기장, 놀이 공원, 대형 할인점, 백화점 따위의 내부에 식당이 모여 있는 일정한 곳을 말한다. ‘먹을거리 장터’라고 한다.

푸드 뱅크(food bank)는 가정과 단체 급식소에서 남은 음식이나 유통기한이 임박해 판매하기 힘든 식품 등을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여 먹거리를 나누는 민간단체 또는 그러한 일을 담당하는 곳으로 ‘먹거리 나눔터’이다. 소득 수준이 높아져 음식을 먹는 것 뿐 아니라 얼마나 먹음직스럽고 아름답게 보이는지에 관해서도 관심이 늘었다.

이와 관련된 식사나 광고 따위의 촬영을 위하여 음식물과 식기 따위를 배치하고 식공간을 연출하는 사람을 ‘푸드 스타일리스트’(food stylist)라고 하는데 우리말로는 ‘요리 예술사’라고 국어원은 정했다. 예술사라는 말 자체가 어색하다. 우리말로 바꾸다 보면 원어의 의미가 다소 변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스타일리스트는 그 자체로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돼 있다. 그 뜻풀이에 1. 글을 뛰어나게 잘 짓는 사람으로 문장가, 2. 옷, 실내 장식 따위의 의장가 또는 디자이너, 3. 예술상의 양식주의자, 4. 멋을 중시하는 사람, 또는 치장이 심한 사람으로 되어 있다. 모두 일상에 쓰기에는 다소 어색하다. 비슷한 의미의 디자이너도 국어사전에 올라 있다. ‘예술사’는 잘 쓰지 않는 말이다. 우리말로 바꾸려면 실제 의미와 가깝고 더 적확한 표현을 찾아야겠다.

황인석 경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