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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소방서장 입건에 분노한 소방노조, "지휘부 빠진 채 실무자에 책임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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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소방서장 입건에 분노한 소방노조, "지휘부 빠진 채 실무자에 책임 전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휘부는 빠진 채 실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수사결과를 보면, 이 사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분노스럽기만 하다"

8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소방노조)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 성명문을 통해 "소방공무원을 희생양으로 삼은 '꼬리자르기식 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지난 7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입건했다. 특수본은 "사고 현장 출동 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참사 당시 현장에 종로소방서 소속 구급차가 가장 먼저 도착한 것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대해 소방노조 측은 "용산소방서장은 사고 당일 자원해서 이태원 119센터에서 대기했고, 사고 접수 후에는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지휘했던 사람"이라며 "피의 사실이라고 알려진 몇 가지 기록상 안전대책 미비가 있었다고 하지만, 정작 다른 응급환자가 있어 출동한 사례 정도가 있을 뿐"이라며 특수본의 설명을 반박했다.

또한 "용산소방서장이 사고 현장에서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부여잡고 브리핑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며 "국민들도 현장에서 자리를 지킨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과연 진정한 책임자 처벌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 측은 "지금 국민들의 분노와 원한은 '많은 희생자가 발생할 때 그 자리에 국가는 있었는가'라는 것"이라며 "정부의 책임자와 지휘 라인에 있던 고위직에 면죄부를 주는 실무자급 꼬리자르기식의 경찰수사는 국민의 바람을 저버리는 무책임한 방향. 정작 책임을 져야할 지휘라인은 누구였는지 되묻고 싶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끝으로 소방노조는 "현장 일선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노동자로서 이번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지켜볼 것이다"며 "지휘 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꼬리자르기식 희생양을 만든다면 강력히 투쟁할 것을 경고한다"고 전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