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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관광용어도 쉬운 우리말로 1] 헷갈리는 트래블, 투어, 트립, 저니…우리말로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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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관광용어도 쉬운 우리말로 1] 헷갈리는 트래블, 투어, 트립, 저니…우리말로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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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 투어, 투어리즘, 트립, 보이지, 저니, 비지트.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닫혔던 세상의 문이 열리자 억눌렸던 인간의 여행 본능이 되살아났다.

여행, 관광, 호텔, 항공 관련 용어 대부분이 외국어나 외래어로 이들 중 상당수를 발췌해 쉬운 우리말로 바꿔보려 한다. 이는 문화적 우월주의나 국수주의 때문이 아니라 최소한 우리말로는 어떻게 되는지 알 필요가 있고, 그래야만 한국어가 지속가능할 것이다. 최근 방탄소년단(BTS) 10주년 공연을 즐기러 전 세계에서 최대 70만여 명의 아미(ARMY)들이 서울로 몰려오는 것에서 볼 수 있듯 한류의 여파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한글·한류에 대한 지구인들의 욕구 해소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여행이나 관광을 의미하는 외국어, 외래어 표현들 중에 트래블(travel)은 여행(하다), 출장(가다), 이동(하다)의 뜻이다. 우리말로는 ‘관광’보다는 ‘여행’에 가깝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중에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이라는 말은 방역 우수 국가끼리 서로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하는 것으로 ‘비격리 여행 권역’으로 사용됐다. 트립(trip)은 트래블에 비해 주로 짧은 여행을 의미한다. ‘(단기) 여행’, ‘(단거리) 여행’이다.

보이지(voyage)는 여행이라는 뜻도 지녔지만 항해라는 의미로, 특히 바다나 우주로 떠나는 장거리 여행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한다. 한국어로는 ‘항해’ 또는 ‘항행’이다. 저니(journey)는 장거리 여행이지만 좀 철학적인 풍취가 담긴 말로 (삶의) ‘여정’을 표현한다고 할 수 있다. 비지트(visit)는 친구나 친척, 장소를 ‘방문’한다는 의미다.

투어와 투어리즘은 관광을 말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다. 투어(tour)는 하나투어·모두투어 등 여행사들이 이름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짐작하겠지만 사업의 의미가 들어가 있다. 투어는 여행·관광 두 가지 다 쓰이고 있지만 특히 서비스가 내포된 ‘관광’의 의미로 주로 쓴다. 투어에 접미사가 붙은 투어리즘(tourism)은 학술, 산업, 정책 등의 관점에서 ‘관광’을 총칭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트래블, 트립, 보이지, 저니는 대체로 ‘여행’, 투어와 투어리즘은 ‘관광’이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여행과 관광의 차이를 다시 한번 살펴보면 홀연히 아무런 준비나 목적 없이 훌쩍 떠날 수 있는 것이 ‘여행’이라면, 사전에 목적지를 정하고 교통이나 숙박 등 서비스를 예약해서 실행하는 것이 ‘관광’이라고 할 것이다.

황인석 경기대 미디어문화관광 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