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음악은 내러티브에 보조하는 것으로 단정했고 이야기와 결속되어 감성적 반응을 하고, 영상과 동시성이 되어 충격 효과를 준다. 서사의 축을 이루는 감각과 행동에서 들뢰즈(Deleuze, Gilles:1925~1995)는 연기보다 직접적 이미지의 실현을 강조했다.
현대 영화에서 음악의 필요성은 시간성을 탈피해 이미지 재현을 보조하는데 무게를 둔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2001)에서 전형적인 기타의 팝 밴드로 무장된 복고풍의 포맷인데 시간이 표현된 이미지를 음악은 결속력 있게 파고들어 내러티브와 현실성이 공존한다.
회상 장면의 음악은 현실로 치닫는 잠재적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는데 기능한다. 플래시백으로 과거의 장면을 끌어내면 그것은 이미 현재화된 시간적 이미지로 간주한다.
들뢰즈의 이론처럼 잠재성과 현실성의 겹침과 마찰로 생기는 반사경 같은 시간적 이미지로 전환되는데, 저장된 알고리즘의 동시적 현존을 위해 적재적소의 음악이 배치된다.
실체적 사건에 맞는 음악이 영화 해석상, 비가시적으로 현실적 이미지를 부각한다. 영화계는 점차로 영상에 집중된 관객의 시선은 소리로 전환한 변화가 압도적이고 영화를 디지털화하는 시대로 돌입한다.
추상적 얘깃거리도 유동적이고 신속하게 처리되어 그 자체로도 영화예술에 진보적 개혁이 되어 영화산업이 현실화한다. 현대 영화음악은 공간 위에 공간이 축적되어 사실주의와 트래블링의 양면성이 맞물려 발화 작용을 했다고 판단된다.
관객은 영상과 음악의 동시성을 인식하고 빈틈없이 연결된 스토리의 맥락에 빠져든다. 한국 영화 <퀵(Quick)>(2011)은 트래블링 쇼트가 사용된 실례이다. 사운드와 액션 장면들이 우리의 공간성을 통해 현실감을 증폭시킨다.
영화의 음악에 관한 연구는 소리 전반에 관한 연구 보다 늦은 감이 있다. 미국은 1980년 각 대학의 영화학과에서 영화음악의 이론적 연구가 진행되었다. 영화를 촬영하는 카메라와 세트에 빛을 내는 조명, 연기를 지휘하는 감독은 다른 비디제시스적 요소, 곡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나 녹음용 마이크 등은 화면 위엔 나타나지 않는다.
메츠(Christian Metz:1931~1993)는 모든 영화적 요소가 내러티브에 종속적으로 작용하는 방식을 기표(영화적 요소)와 기의(내러티브)로 요약한다. 영화음악은 공간 밖의 음원에서 발생하는 외재음향이다. 외재음향과 내재 음악은 사운드 오버이며 실제상 영화 속 공간의 소리는 아니다.
밝음과 어두움을 넘나드는 영화음악은 무차별적으로 변화무쌍하게 탈바꿈하며 극의 이미지와 장르의 컨셉에 집중하고 영화 전반에 걸쳐 이율배반성을 주기도 한다.
정순영 음악평론가 겸 작곡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