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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관광용어도 쉬운 우리말로 17] 하이킹·트레킹→도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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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관광용어도 쉬운 우리말로 17] 하이킹·트레킹→도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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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의 최고는 걷기 여행이라고 할까. 걷기 여행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트레킹·하이킹이 대표적이다.
하이킹과 트레킹은 그 의미 자체에 차이도 있지만, 실제로 하는 방법에 따라서 강약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실제로 구분하기에는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

하이킹(hiking)은 ‘도보 여행(을 가다)’이라는 하이크(hike)에서 파생된 말로 심신의 단련이나 관광 따위를 목적으로 걸어서 여행하는 일을 말한다. 영어로는 등산의 의미이지만 그것보다는 조금 가벼운 산 오르기의 의미로 쓰인다. 하이킹을 하다가 지치면 지나가는 차량에 손을 들고 태워 달라고 하는 게 히치하이크(hitchhike)다. 지나가는 자동차를 얻어 타는 일. 또는 그렇게 해서 목적지까지 가는 무전여행을 말한다. 우리말로 하이킹은 ‘소풍’ ‘도보 여행’이다. 히치하이크(히치하이킹)는 우리말로 줄이기가 힘들다. 이 말에 복합적인 의미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필자 생각으로는 ‘차 얻어 타기’ ‘차 얻어 타고 무전여행’이 적합하리라 생각된다. 더 좋은 제안이 나왔으면 좋겠다.

트레킹(trekking)은 ‘힘들게 오래 걷다, 이동하다, 오지 여행(을 하다)’는 의미의 트렉(trek)에서 나온 말로 산의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는 산의 풍경을 즐기는 여행이라고 한다. 심신 수련을 위해 산이나 계곡 따위를 다니는 ‘도보 여행’이다. 등반과 하이킹의 중간 형태로 하루에 15~20㎞ 정도 걸으며 야영 생활을 하는 것을 말한다. 트레킹을 할 때는 트레킹 코스를 따라서 걷는 것이 안전하다. 트레킹 코스는 우리말로 ‘도보 여행 길’이다. 트레킹하는 사람을 트레커(trekker)라고 한다. 우리말로는 ‘도보 여행가’이다.

국립국어원은 하이킹과 트레킹 둘 다 우리말로 ‘도보 여행’으로 정했다. 그래서 이 두 단어를 사용하는 데 다소 혼동이 있을 수 있다. 두 말의 차이를 되새겨 보면 하이킹은 주로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자연 속으로 가서 걷는 것을 말한다. 아스팔트 등 포장된 길이나 러닝머신(달리기틀)이 아닌 자연 속에 있는 길을 걸으면서 자연 풍광을 즐기는 것이다.

트레킹은 자연 속에서 걷는다는 것은 하이킹과 같다. 대신 하이킹에 비해 좀 더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속을 걸어서 탐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이킹보다는 기간이 조금 더 길고 힘들다고 볼 수 있다.


황인석 경기대 미디어문화관광 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