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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산책 (22)] 다면성·대중성 확보한 재즈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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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산책 (22)] 다면성·대중성 확보한 재즈음악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리플리: Ripley'(1999)이미지 확대보기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리플리: Ripley'(1999)
미국의 재즈는 랙타임(Ragtime)과 뉴 올리언즈 재즈(New Orleans Jazz) 시대를 잇는 딕시랜드 스타일(Dixieland style)이었고, 유럽의 스트라빈스키에게 전해졌다. 당시 재즈란 용어가 생소하여 단순히 랙타임의 일종으로 간주했다.

딕시랜드 스타일의 재즈는 자주 트롬본의 글리산도가 등장한다. 악기 편성은 클라리넷·코르넷·트롬본·드럼 셋트·피아노·밴조·콘트라베이스 등이다. 그 후 플롯과 혼, 바이올린과 비올라, 심벌즈가 첨가되어 밴조를 연상시킨다.

민스트럴 쇼(Minstrel show)는 19세기 미국에서 유행한 ‘대중 종합 예술’인데 회화된 흑인 흉내를 내는 백인들의 노래·춤·만담으로 되어 있다. 그동안 민스트럴 쇼를 위해 작곡된 밴조 음악과 직(Jig)이 대중음악에 큰 영향을 주었다.

세인트 루이스의 레그타이머인 루이스 쇼빈은 소사의 행진곡을 연주했다. 그는 랙타임의 열렬한 옹호자여서 그의 행진곡 <워싱턴 포스트>는 춤곡으로 케이크 웤(Cake Walk, 랙타임의 이명) 댄스의 반주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랙타임의 다른 음악적 자원은 ‘케이크 웤’이다. 미국에서 유행한 춤의 한 형태로 능숙한 댄서들의 춤의 경연이다. 커플 댄서들은 사각형의 대형으로 활발한 동작과 스텝으로 춤을 겨루는데, 가장 능숙한 한 쌍에게 케이크가 수여된다.

‘케이크 웤’은 백인 사교춤을 풍자적으로 변형시킨 흑인 노예들에게서 유래된다. 흑인과 백인은 서로 영향을 주며 대중문화를 발전시켰으며, 재즈 리듬에 기초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춤, 음악에서 랙타임에 많은 영향력을 주었다.

원시주의는 여러 경로로 유럽 문화에 전파된다. 미술은 야수파와 표현주의 다리파(派)를 생성했고, 문학은 자동기술법, 음악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과 베라 바르톡의 ‘알레그로 바르바고’에 에너지를 준다.

원시주의 이론화 작업은 아프리카의 원시적 예술에 관심을 갖는 프랑스 지식인 사이에서 행해졌고 아프리카의 원시적 예술에 보인 열정을 재즈에도 실현되었다. 그들에게 재즈는 아프리카적인 ‘Something African’이기 때문이다.

대중이란 새 계층이 산업과 정치 전반에 부각될 때, 음악은 더 이상 소수 계층에 존속될 수 없으며 대중에 의해 생산되고 그들이 소비하는 장르들이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여 대중음악은 비로소 ‘재즈’란 이름으로 자리 매김한다.
랙타임의 유행과 맞물려 재즈란 용어가 유행되어 대중음악인 랙타임을 최초의 재즈로 본다. 미학적으로 보면, 흑인 영가나 악보에 기록된 랙타임은 재즈가 될 수 없다.

재즈 선율은 즉흥성이 강조되어 유럽음악에서 구조상 반복은 없다. 반복은 처음부터 차단되며 독주자는 즉흥연주에 몰입한다.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재즈와 클래식이 대비되는 영화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리플리: Ripley>(1999)는 재즈 로큰롤이 잘 흡수된 실례이다.


정순영 음악평론가 겸 작곡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