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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산책 (23)] 재즈와 바운싱된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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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산책 (23)] 재즈와 바운싱된 클래식

우디 앨런 감독의 '맨해튼'(1979)이미지 확대보기
우디 앨런 감독의 '맨해튼'(1979)
재즈의 선율과 화성이 블루스의 영향을 받지만, 리듬은 래그타임의 영향을 받는다. 래그타임의 리듬 기반은 변하지 않는 빠른 템포의 1-2-3-4 bass이다. 래그타임을 통해 bass는 언제나 점 8분음표에 16분음표가 따라오거나, 일반적인 당김음의 하나나 둘을 동반한다.

폭스트롯인 중간 템포의 래그타임에서 현재의 재즈는 시작된다. 당김음을 특징적으로 사용하는 래그타임은 피아노 음악 속에서 흑인들의 아프리카적 영혼을 반영하고 있는데 서구 음악의 지그스, 케이크 워크(cake walk)와 카드리유(quadrille) 등에서 볼 수 있다.

당김음을 살린 피아노 주법은 뉴올리언스 재즈 속에 스며들어 생동감 있는 연주 형식으로 발전한다. 블루스가 성악적이고 랙타임이 피아노적 이면 재즈는 본질적으로 기악 앙상블적이다.

1900년 전후 독립된 브라스 밴드의 연주는 최초의 재즈 그룹이며, 이때 브라스 밴드 연주자 가운데, 선율을 변주하여 익살스럽고 빼어난 소리를 내는 트럼펫 주자가 거리의 악사로 인기를 끈다.
조지 거쉬윈(1898~1937)의 주형식은 8마디가 거의 반복되며, 그다음 8마디의 새로운 소재가 연속된다. 끝은 첫 악절 반복의 AABA형식을 갖는다. 화성은 미해결된 7도 화음과 예고 없이 나타나는 조성의 변화, 온음과 반음의 출현이 있지만 곡 전체는 전음계이다.

그의 작품은 blue note와 당김음, 병행 6도와 10도로 된 ‘Walking’ bass line을 포함하는 재즈의 요소로 참신한 선율의 특성을 갖는다. 그는 제한된 표현을 하며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작품에서 선율의 발전보다 시퀀스와 오스티나토로 동기를 반복하는 기법을 쓴다.

우디 앨런(1935~ )감독의 영화 <맨해튼>(1979)에서 거쉬윈의 <랩소디 인 블루>(Rhapsody in Blue)는 영화 도입부를 재즈로 장식하면서 미국적 자연주의를 시사하는 느낌이다. 선율적 요소는 매혹적이며 기술적인 결함도 커버 된다.

드뷔시는 <Golliwog’s Cakewalk>(1908)와 <Minstrels>(1910)을 썼는데 재즈에 영향을 준 전자 리듬이 그의 작품에 있지만 그가 재즈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며 근본적으로 그의 작풍인 온음계 스타일이다.

미국의 대중적인 춤인 cake-walk가 유럽에 소개되면서 곡의 특징적 리듬이 Golliwog라는 인형의 유머러스한 걸음걸이를 묘사하기 위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유럽 음악인들은 대중음악의 상업화와 타락이란 허점을 넘어 실제로 재즈의 장점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

불가사의한 현대음악을 쉽게 접하기 힘든 대중에게 재즈는 현재까지 친숙한 장르이며 20세기부터 현재까지 폭스트롯을 작곡한 것과 모차르트가 미뉴에트를 쓰고 쇼팽이 왈츠를 작곡한 것은 일맥상통한 것이다.

베토벤이 미뉴에트를 스케르초로 변화시키고 라벨이 춤의 형식을 왈츠나 볼레로로 전환한 것은 기술적 측면에서 한 보 더 전진한 것이다. 현대 작곡가는 이런 전통과 논리를 계승했고, 재즈란 관심의 재생은 즉흥성이란 명분 아래 모든 악기의 배합이 허용된다.


정순영 음악평론가 겸 작곡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