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태국 등 조직과 연계…‘강남 마약음료’ 중국 총책과도 연루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국내에 마약류를 밀수입해 판매한 조선족 조직을 적발해 구매자를 포함해 37명을 검거하고, 이중 8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 국적의 국내 유통 총책 A(42)씨 등 9명은 해외 밀수조직으로부터 마약류를 구매해 수도권 등지에 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는다.
경찰은 일당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보유하고 있던 시가 300억원 상당의 필로폰 약 9㎏을 압수했다. 이는 약 3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A씨는 현재 중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를 요청했으며, A씨 등 9명에 대해 범죄단체등의조직 혐의도 적용했다.
특히 A씨는 미국과 중국, 태국, 캄보디아, 필리핀, 나이지리아등 6개국 밀수입 총책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이들로부터 마약류를 구매해왔다. 이 들 가운데 중국 밀수입 총책 B씨는 최근 강남 마약음료 시음회 사건의 빌미가 된 인물이다.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은 지난 3일 한 보이스피싱 조직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 성분이 든 음료를 시음하게 한 뒤, 다음날 학부모에게 전화해 자녀의 마약투약 정황을 폭로하겠다며 금품을 요구한 사건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B씨가 제공한 필로폰을 우유에 섞은 뒤 이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며 ‘집중력 향상을 위한 기능성 음료’라고 속였다.
A씨는 2019년 4월 다른 마약 사건에 연루돼 중국으로 강제 추방됐다. 국내에 체류하던 기간 중 국내 마약 시장에 대해 파악한 A씨는 추방된 후 직접 조직을 꾸려 마약류를 유통하기로 결심했다.
A씨는 아내(49·구속)에게 자금관리와 국내 유통책을 맡기고 친인척과 지인을 운반책으로 삼는 등 조직원 전원이 조선족으로 구성된 범죄단체를 결성해 마약을 들여왔다.
A씨의 아내는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총책의 지시를 받고 마약 1㎏을 판매한 혐의로 현재 수원 중부경찰서에 구속돼 조사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제공조수사를 실시해 검거되지 않은 범인들의 신병을 조속히 확보해 국내법상 엄중하게 사법처리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원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wsed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