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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사 증원 축소 가능”…의료계, 대화·투쟁 두고 ‘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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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사 증원 축소 가능”…의료계, 대화·투쟁 두고 ‘내분’

복지부, ‘열린 자세’ 강조…의료계 향해 유화 제스처
차기 의협회장, 비대위 대화 움직임에 불만 표출

지난 3일 오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3일 오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의사정원 2000명 증원 축소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고 대화 여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의협) 내부에서는 ‘대화론’과 ‘강경책’을 두고 비상대책위원회와 차기 회장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8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도 ‘열린 자세’를 강조하면서 의료계를 향해 유화 제스처를 보였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의료계와 대화하고 설득하겠다”며 “과학적 근거와 논리를 바탕으로 더 합리적이고 통일된 대안을 제시한다면 정부는 열린 자세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조 장관은 “의대정원 2천명 증원은 과학적 연구에 근거해 꼼꼼히 검토하고,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통해 도출한 규모”라며 “정부의 의료개혁 의지는 확고하다. 의료개혁만이 보건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대 증원은 대학별 준비 작업을 거친 후, 통상 5월 하순 공고되는 ‘2025학년도 대입전형 수시모집요강’에 최종적으로 반영되는데, 그 사이에라도 정원을 조정하는 것이 가능한 일이라고 여지를 둔 것이다.

정부는 의협에서 제기된 ‘의대 증원 1년 유예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은 이날 증원 1년 유예안에 대해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날 내놓은 발언들은 전날 의협이 정부와의 대화 움직임을 보인 것에 대한 반응이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 안에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등과 함께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과 관련된 ‘합동 기자회견’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의협이 교수단체, 전공의, 의대생과 '공동대응 전선'을 꾸리면서 정부와의 소통도 일원화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강경파인 차기 의협 회장이 이런 움직임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내홍이 일고 있다.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이날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보낸 공문을 통해 임현택 차기 회장 당선인이 의협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의협은 지난 2월 정부의 의대 증원이 발표된 후 비대위 체제로 전환했고, 현 비대위는 김택우 비대위원장이 이끌고 있다.

인수위는 공문에서 “의도와는 달리 비대위 운영과정에서 당선인의 뜻과 배치되는 의사결정과 대외 의견 표명이 여러 차례 이뤄졌고, 이로 인한 극심한 내외의 혼선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임 당선인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경우 의협 비대위가 예고한 의료계 단체의 합동 기자회견이 무산될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