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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원도심 관리, 계획 없이 개발만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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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원도심 관리, 계획 없이 개발만 늘어난다

지구단위계획 예산 전액 삭감… 소규모 신축 확산 속 주거환경은 악화
고양특례시청사.  사진=고양시이미지 확대보기
고양특례시청사. 사진=고양시
고양특례시 원도심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도시 관리 장치가 예산 문턱에서 멈춰 섰다. 소규모 개발은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관리할 기준은 마련되지 못하면서, 원도심의 불편과 혼란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3일 고양특례시의회에 따르면 그간 시가 추진해 온 원도심 지구단위계획 수립 용역 예산 약 5억 9000만 원이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이로 인해 원당·일산·능곡·관산·고양 등 5개 권역을 대상으로 한 생활권 단위 도시 관리 계획은 출발선조차 밟지 못하게 됐다.

지구단위계획은 대규모 재개발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원도심에서 개별 필지 단위의 난개발을 조정하기 위한 제도다. 도로 계획선을 미리 설정해 건축이 이뤄질 때마다 도로 폭을 점진적으로 확보하고, 건축물 이격을 통해 보행 공간과 주차 여건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눈에 띄는 개발 효과를 내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생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도시 관리의 기본 틀’에 가깝다.

그러나 계획 수립이 중단되면서 원도심에서는 구체적인 기준 없이 소규모 신축만 이어지고 있다. 다가구·다세대 주택이 들어서지만 도로는 그대로이고, 주차 공간은 늘지 않아 불편이 누적되고 있다. 신축 건물은 늘어나는데 동네 환경은 오히려 더 불편해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은 이미 예고된 문제라는 평가가 많다. 고양시는 2015~2017년 재정비촉진지구(옛 뉴타운) 해제 이후 원도심 전반에서 소규모 개발이 급증했지만, 체계적인 관리 기준이 부재한 탓에 주차난과 보행 불편, 경관 훼손 문제가 동시에 나타났다. 기반 시설 확충 없이 개별 건축만 반복되면서 시민 체감 주거환경은 개선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원도심 문제를 개별 필지 차원이 아닌 생활권 단위에서 다뤄야 실질적인 개선이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도로·보행·주차·경관을 함께 설계하지 않으면, 소규모 개발이 오히려 도시 기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양시도 예산 공백이 길어질수록 향후 개입 비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관리 기준 없이 건축이 누적되면, 나중에 도로 확장이나 공공 공간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단기적인 예산 절감이 장기적인 도시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시 관계자는 “원도심 지구단위계획은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사업이 아니라, 무질서한 개발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관리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관리 공백이 이어질수록 시민 불편은 커질 수밖에 없어 신속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도심 관리의 첫 단추가 끼워지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를수록, 고양시의 원도심은 ‘계획 없는 개발’이라는 구조적 위험에 더 깊이 노출되고 있다. 도시 관리에 대한 판단이 늦어질수록, 그 부담은 결국 시민의 생활 불편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강영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v40387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