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사람이 떠나는 산업수도…울산 인구 대이동의 진실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사람이 떠나는 산업수도…울산 인구 대이동의 진실

일자리는 줄고 청년은 빠져 나가…제조업 도시 울산, 구조적 인구 감소의 시작
울산광역시 인구 순유츌 현황 및 구조 분석. 자료=AI생성 및 자체편집이미지 확대보기
울산광역시 인구 순유츌 현황 및 구조 분석. 자료=AI생성 및 자체편집

‘떠나는 도시’가 된 울산…숫자가 말하는 현실


2026년 4월 현재, 대한민국 최대 공업도시 울산의 위상은 분명히 흔들리고 있다. 한때 ‘일자리를 찾아 사람들이 몰려드는 도시’였던 울산은 이제 ‘사람이 빠져나가는 도시’로 변하고 있다.

울산 인구 감소는 2015년 순유출 80명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이후 2016년 7,622명으로 감소 폭이 급격히 커졌고, 2017년에는 1만1,917명으로 처음 1만 명대를 넘어섰다. 2018년에는 1만2,654명으로 감소 폭이 더 확대됐고, 2019년에는 1만172명으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1만 명 이상 순유출이 이어졌다.

2020년에는 1만3,584명으로 다시 감소 폭이 커지며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불과 5년 사이 감소 규모가 80명에서 1만 명 이상으로 급격히 확대된 것이다.

이 흐름은 이후에도 반전되지 않았다. 2025년 12월 말 기준으로도 울산은 인구 순유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간 순유출 규모는 과거처럼 급격한 변동보다는 1만 명 안팎 수준에서 유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울산 인구 감소는 세 단계로 나뉜다. 2015년까지의 ‘정체 구간’,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급감 구간’, 그리고 2019년 이후 2025년까지 이어지는 ‘고착화 구간’이다. 특히 2016년 이후 감소 폭이 구조적으로 확대된 점이 핵심이다. 조선업 불황이 시작된 시점과 맞물리며 인구 감소가 급격히 커졌고, 이후 산업 회복이 지연되면서 감소세가 장기화됐다. 2026년 현재 울산의 인구 이동은 감소 폭이 커진 뒤 일정 수준에서 지속되는 ‘구조적 순유출’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해석된다.

청년이 가장 먼저 떠난다…2025년에도 20대 순유출 최대


울산 인구 유출의 가장 큰 특징은 연령 구조에 있다. 특히 청년층 이탈은 최근까지도 뚜렷하다. 2020년 기준 울산의 20대 순유출 인구는 5,500명으로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어 40~50대 2,900명, 30대 1,800명, 10대 1,400명, 60세 이상 1,100명 순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젊을수록 울산을 떠나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 구조는 2024년과 2025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울산의 연간 순유출 규모는 여전히 1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20대 순유출이 4000~5000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30대는 1,500~2,000명, 40~50대는 2,000~3,000명 규모의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으며, 10대와 60세 이상도 각각 1,000명 안팎의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0년 이후 ‘청년층 중심 유출’이라는 구조 자체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2025년 12월 말 기준 울산은 80세 이상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연령층에서 순유출이 이어지는 ‘전 세대 유출’ 구조가 고착됐다. 특히 전체 순유출 인구의 절반 이상이 20~30대에서 발생하면서, 청년층이 인구 감소를 주도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일자리·교육·주거…2025년에도 이어지는 인구 유출의 이유


사람들이 울산을 떠나는 이유는 명확하다. 2025년 12월 말 기준 통계 흐름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20년 울산의 순유출 사유를 보면 직장이 6,400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교육과 주택이 각각 4,000명 수준으로 뒤를 이었다. 주거환경과 자연환경 등 기타 요인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같은 구조는 2024년과 2025년에도 유지되고 있다. 순유출 원인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직장’과 ‘교육·주거’ 요인에 집중되고 있다. 직장 요인으로 인한 유출 인구는 연간 5,000~6,000명 수준에서 이어지고 있고, 교육과 주택 요인도 각각 3,000~4,000명 규모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울산이 더 이상 ‘일자리 중심 도시’로서 절대적인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제조업 중심의 안정적인 고용이 인구 유입을 견인했지만, 최근에는 산업 구조 변화로 인해 고용의 질과 양 모두에서 매력이 약화되고 있다.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전경. 사진=현대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산업은 남고 일자리는 줄어'…울산 인구 감소의 구조적 원인


울산 인구 감소는 산업 구조 변화에서 시작됐다. 2016년 조선업 불황으로 대형 조선소 수주 급감과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고용 충격이 발생했고, 협력업체까지 영향을 받으며 인구 감소가 본격화됐다. 2015년 순유출 80명이던 감소는 2017년 1만1,917명, 2020년 1만3,584명으로 확대됐다.

이후 생산은 유지됐지만 자동화와 효율화로 고용은 회복되지 않았다. 석유화학은 글로벌 경쟁과 중동 진출로 수익 변동성이 커졌고, 자동차 산업도 전동화 전환으로 고용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반면 신산업은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다. 벤처기업 비중은 전국의 2%에도 못 미치고, 연매출 1,000억 원 이상 벤처기업 비율도 1.9% 수준에 머물러 있다. 결국 2026년 울산은 기존 산업의 고용 축소와 신산업 부재가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에 놓여 있으며, 이 공백이 청년 유출과 인구 감소를 고착시키고 있다.

'새 일자리가 없다'…2025년에도 제자리인 울산 벤처 생태계


울산은 여전히 제조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 전환 속도는 더디고, 신산업 기반은 취약하다. 중소벤처기업부 자료를 보면, 울산의 벤처기업 비중은 2024~2025년에도 전국 대비 2%에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연매출 1,000억 원 이상 벤처기업 역시 전국 600여 개 가운데 울산은 10여 개 수준으로, 비율은 1%대에 그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중.하위권이며, 영남권에서는 최하위 수준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일자리 구조와 직결된다. 2025년에도 IT, 플랫폼, 콘텐츠 등 신산업 일자리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뚜렷하고, 울산은 이를 대체할 산업 기반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울산은 기존 제조업의 고용 창출력은 약해지고, 이를 보완할 신산업 일자리는 부족한 ‘이중 공백’ 상태가 2026년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 구조가 청년층 유출을 지속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국인 떠난 자리, 외국인이 채워'…작년년 울산 노동시장 재편


울산의 노동시장 구조는 2024년과 2025년을 거치며 뚜렷한 변화를 보인다. 통계 흐름을 보면 20~30대 내국인 근로인구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반면 제조업 현장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용허가제(E-9) 외국인 근로자와 체류 외국인 인구는 2024년 대비 2025년에도 증가세를 유지하며, 일부 산업 현장에서는 외국인 비중이 눈에 띄게 확대됐다.

이는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에서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내국인 청년층 유출로 생산직 인력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외국인 노동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다.

다만 외국인 노동자는 대부분 생산 현장에 집중돼 있다. 소비, 교육, 주거, 문화 등 도시 전반의 생활 기반을 형성하는 역할은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산업은 유지되지만 지역 내수와 도시 활력은 함께 성장하지 못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2047년 인구 100만 붕괴…광역시 지위도 흔들


2024년과 2025년에도 울산은 연간 1만 명 안팎의 순유출이 지속되며 인구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울산의 생산연령인구는 현재 88만 명에서 2030년 51만 명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평균 연령은 빠르게 상승해 고령화 속도가 전국 평균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더 큰 변화가 예상된다. 2047년 울산 인구는 97만 명으로 감소해 광역시 기준선인 100만 명이 무너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감소를 넘어 도시 위상 자체가 흔들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울산의 인구 감소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굳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강력한 제조업과 높은 임금이 인구 유입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산업 기반이 약화되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성장 동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핵심은 분명하다. 사람들이 떠나는 이유는 이미 드러났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왜 머물지 않는가’에 있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한다면, 울산의 인구 감소와 도시 축소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