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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산업계 촉각…미국 전기트럭 ‘가격 역전’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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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산업계 촉각…미국 전기트럭 ‘가격 역전’ 현실화

워싱턴주 보조금에 전기트럭 가격 경쟁력 부각…울산 상용차 산업 변화 주목
울산 북신항 에너지허브 1단계 전경. 울산항은 LNG·친환경 에너지 물류 거점 구축과 함께 상용차 전동화 시대에 대응한 에너지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울산항만공사이미지 확대보기
울산 북신항 에너지허브 1단계 전경. 울산항은 LNG·친환경 에너지 물류 거점 구축과 함께 상용차 전동화 시대에 대응한 에너지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울산항만공사

미국은 ‘가격 역전’, 울산은 ‘수소와 전기’의 투트랙 전략


미국 워싱턴주에서 테슬라 세미(Semi) 등 대형 전기트럭을 구입할 경우 최대 17만5천 달러(약 2억3천만 원) 규모 보조금이 지원되면서 실구매가가 기존 디젤 트럭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약 26만~29만 달러 수준으로 알려진 테슬라 세미는 보조금과 세제 혜택 적용 시 일부 조건에서 약 11만~12만 달러 수준까지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미국 시장 내 일반 디젤 Class 8 트럭 가격과 유사하거나 일부 조건에서는 더 낮은 수준이다.

10일 현재 국내외 관련 업계에서는 단순 친환경 정책을 넘어 정부 지원이 상용차 시장의 가격 구조 자체를 뒤흔드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울산 역시 2026년 들어 친환경 상용차 보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시는 올해 전기 화물차 구매 시 최대 1천885만 원 규모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수소 상용차 분야에서는 최대 4억5천만 원 규모 지원 정책도 추진 중이다.

특히 울산 지역 생산 차량 구매 시 시비 추가 지원과 제조사 할인 정책도 병행되면서 지역 기반 친환경 상용차 생태계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국이 전기 중심의 물류 전동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면, 울산은 수소와 전기를 동시에 육성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미래 물류 시장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테슬라 세미 확산…울산 부품업계엔 ‘위기이자 기회’


테슬라 세미 확산 전망은 울산 자동차 부품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기 상용차 비중 확대가 본격화될 경우 기존 내연기관 중심 부품 공급망은 구조 전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울산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전기 상용차 비중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엔진과 변속기 중심 부품 라인은 상당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반면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전력 제어 장치, 고효율 모터 분야에서는 새로운 시장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울산 제조업이 글로벌 상용차 전동화 흐름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울산항, 메가와트 충전과 수소 인프라 경쟁 거점 되나


물류 산업 전동화는 항만 인프라 구조 변화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울산은 전국 최초로 수소 트램과 차량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복합충전소 구축 사업을 추진하며 친환경 에너지 거점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수소 기반 상용차 인프라도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2025년 운영을 시작한 울산명촌 수소충전소는 국내 최대 규모 수준으로, 수소버스 3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으며 대형 화물차 하루 360대 충전이 가능하다.

국도 7호선 인근에 위치해 물류 접근성이 높고, 지하 수소 배관망을 통해 수소를 직접 공급받는 구조로 운영 효율성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미국 시장에서 확산 중인 메가와트(MW)급 초고속 충전망 구축 흐름이 울산항 배후 물류단지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대형 전기트럭이 본격 확산될 경우 물류 거점 중심의 초고속 충전 인프라 확보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울산항이 단순 물류 거점을 넘어 친환경 상용차 에너지 허브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울산명촌 수소충전소 전경. 국내 최대 규모 수준으로 조성된 이 충전소는 수소버스와 대형 화물차 충전이 가능해 친환경 상용차 인프라 거점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사진=울산시이미지 확대보기
울산명촌 수소충전소 전경. 국내 최대 규모 수준으로 조성된 이 충전소는 수소버스와 대형 화물차 충전이 가능해 친환경 상용차 인프라 거점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사진=울산시

전문가 “보조금 넘어 운영 혁신까지 연결돼야”


전문가들은 미국 사례처럼 전기 상용차 확대가 성공하려면 단순 구매 보조금뿐 아니라 운영 효율 개선과 인프라 구축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한다.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관계자는 “울산은 친환경 상용차를 생산할 수 있는 제조 기반과 이를 실제 운용할 대규모 항만 물류 체계를 동시에 갖춘 국내 대표 산업도시”라며 “미국 워싱턴주의 사례처럼 초기 구매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정책과 함께 지역 생산 차량에 대한 추가 지원 정책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수소 상용차 확대는 단순 환경 정책이 아니라 제조업과 물류 산업 전체의 전환 문제”라며 “울산이 실증과 생산, 물류 운영이 동시에 가능한 산업형 리빙랩 역할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넘어 비용 혁신'…울산 산업계 대응 본격화


업계에서는 전기 상용차 확대가 단순 환경 규제를 넘어 물류 산업의 비용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흐름이라고 평가한다.

초기 구매가 역전과 운영비 절감, 충전 인프라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글로벌 물류 시장은 점진적으로 디젤 중심 구조에서 전동화 체계로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전기 상용차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경우 울산 제조·물류 산업 역시 이에 대응한 공급망과 인프라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