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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으로 사고파는 시대, 대구 수성못엔 왜 장터가 열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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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으로 사고파는 시대, 대구 수성못엔 왜 장터가 열렸나

‘2026 수성 벼룩시장’ 첫 개장… 53개 팀 몰리며 산책로가 생활 경제 현장으로
초등생 11개 팀 ‘살아있는 경제’ 체득… 수익 30% 기부 나눔 플랫폼
버려지기 전 수명 늘리는 ‘재사용(Reuse)’, 10월까지 총 8회 아날로그 연대
21일 대구 수성못 남측 산책로에 마련된 ‘2026년 수성 벼룩시장’ 현장. 온라인 중고거래가 일상화된 가운데 시민들이 얼굴을 마주하고 물건을 사고팔며 재사용과 나눔 문화를 체험했다. 사진=대구 수성구이미지 확대보기
21일 대구 수성못 남측 산책로에 마련된 ‘2026년 수성 벼룩시장’ 현장. 온라인 중고거래가 일상화된 가운데 시민들이 얼굴을 마주하고 물건을 사고팔며 재사용과 나눔 문화를 체험했다. 사진=대구 수성구
대구의 대표적 친수 공간인 수성못 산책로가 ‘얼굴과 온기가 있는’ 아날로그 장터로 탈바꿈했다. 주민들이 직접 들고 나온 빛바랜 동화책과 아이의 손때가 묻은 장난감이 이웃의 손으로 넘어가며, 단순한 소비를 넘어 문명사적 자원 순환의 가치를 로컬 현장에서 증명해 냈다.

대구 수성구가 주최하고 수성구새마을회가 주관하는 명물 프로그램, ‘2026년 수성 벼룩시장’이 지난 21일 수성못 남측 산책로에서 올해 첫 장을 열었다.

푸른 녹음 아래 펼쳐진 이번 행사는 주말을 맞아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과 가족 단위 참가자, 고사리손으로 물건을 정리하는 어린이 판매원들이 한데 어우러지며 성황을 이뤘다.

올해 첫 주말 장터에는 엄격한 사전 신청을 거친 총 53개의 주민 판매 부스가 촘촘히 둥지를 틀었다. 매대 위에는 각 가정에서 수명을 다해 붙박이장 속에 잠자고 있던 의류, 신발, 주방용품, 아동용 장난감 등이 새 주인을 기다리며 단정한 모습으로 진열됐다.

숫자로 보는 수성 벼룩시장의 지속 가능한 경제학


이번 벼룩시장은 일회성 축제에 머물지 않고, 환경 정책의 핵심인 ‘재사용(Reuse) 지표’를 현장에서 가시화했다는 점에서 학계와 행정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는다.

폐기물이 발생한 뒤 가동되는 ‘재활용(Recycling)’ 단계 전, 물품의 생명 주기를 연장하는 가장 친환경적인 모델이기 때문이다.

구분운영 현황 및 정책적 지표 가치
첫 회 참가 규모총 53개 주민 주도형 부스 (관내 초등학교 11개 팀 포함)
주요 유통 품목아동용 교구·장난감, 의류, 신발, 주방 식기류 등 실속형 생활재
가격대 및 거래 방식수백 원~수천 원대 직관적 대면 책정, 앱 필터링 없는 실물 검증
나눔 메커니즘수익금의 30% 자율 기부 (2010년 이후 누적 기부액 5,500만 원)

특히 이번 장터에서는 미래 세대를 위한 ‘살아있는 경제 교과서’ 역할이 도드라졌다. 관내 한 초등학교에서만 총 11개 팀의 어린이들이 직접 셀러(Seller)로 등판했다.

아이들은 자신이 소중히 아끼던 장난감의 가치를 직접 평가해 가격표를 매기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성능을 설명하는 등 화폐의 쓰임새와 자원의 소중함을 체화하는 기회를 가졌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매대를 꾸미고 가격 협상 과정을 지켜보는 광격은, 벼룩시장이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지역 사회의 독창적인 가족 참여형 생활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10월까지 8차례 릴레이 가동… ‘탄소중립’ 생활 지표로 진화해야


수성 벼룩시장의 또 다른 정체성은 ‘공동체 나눔’에 있다. 이날 거래를 마친 참가자들은 자율적인 의사에 따라 현장 판매 수익금의 약 30%를 기부함에 기탁했다.

이렇게 모인 소중한 적립금은 연말 관내 저소득층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 이웃들을 위한 겨울나기 재원으로 전액 투입된다. 지난 2010년 첫 발을 뗀 이후 지금까지 이 장터를 통해 축적된 누적 사회 환원 기금만 5,500만 원에 달해, 로컬 기부 문화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수행 중이다.

환경 행정 전문가들은 “벼룩시장이 단순 스케치성 이벤트에서 나아가 지역의 탄소중립 생활 지표로 안착하려면 참가 규모, 자원 순환 수량,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 등을 정량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아카이빙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아날로그 연대의 온기를 이어갈 두 번째 수성 벼룩시장은 오는 28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동일한 장소인 수성못 남측 산책로에서 다시 한번 돗자리를 편다.

수성구는 오는 10월까지 혹서기를 제외하고 총 8회에 걸쳐 릴레이 장터를 상설 가동할 방침이다. 참가를 원하는 주민이나 거점 단체는 수성구 새마을회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심현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mhb744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