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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바뀌는 인천 금융 지도...송도는 '국제기후·개발' 청라는 민간·디지털’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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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바뀌는 인천 금융 지도...송도는 '국제기후·개발' 청라는 민간·디지털’ 중심

녹색기후기금 GCF 유치 14년···200억 달러 세계적 기후금융기구로 우뚝
세계은행 한국사무소까지 송도 안착…15개 국제기구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9월 하나금융그룹 청라시대 개막…10개 관계사 2200명 순차적 이전 중심지
하나드림타운 4,000명 금융·IT 인재 집적…핀테크·블록체인 투자유치도 기대
녹색기후금융(GCF)이 입주해 있는 송도G타워 전경. 사진=인천경제청이미지 확대보기
녹색기후금융(GCF)이 입주해 있는 송도G타워 전경. 사진=인천경제청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의 금융 지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송도국제도시가 녹색기후기금(GCF)과 세계은행그룹 한국사무소를 중심으로 국제기구·기후금융·개발금융의 기반을 구축했다면, 청라국제도시는 하나금융그룹 본사 이전을 계기로 민간금융과 디지털금융의 거점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20여 년간 도시 기반을 조성하고 글로벌 기업과 국제기구를 유치해 온 IFEZ가 이제 송도와 청라를 두 축으로 금융산업의 새로운 성장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금융회사 사옥 하나를 유치하는 차원이 아니다. 국제기구와 금융회사, IT 전문인력, 핀테크와 블록체인 기업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인천 금융산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해석된다.

IFEZ 금융산업의 출발점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GCF 사무국 유치전에는 대한민국을 비롯해 독일, 스위스, 멕시코, 폴란드, 나미비아 등 6개국이 뛰어들었다. 독일 본과 스위스 제네바 등 세계적인 국제도시들과 경쟁해야 했던 만큼 송도의 유치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과의 접근성, 국제업무 수행이 가능한 도시 인프라, 친환경·스마트도시로 개발된 송도의 특성, 정부와 인천시의 지원 등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지난 2012년 10월 20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2차 GCF 이사회에서 송도가 사무국 유치도시로 선정됐고 같은 해 12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최종 인준됐다.

이어 2013년 12월 4일 송도 G타워에서 GCF 사무국이 공식 출범했다. 당시에는 국제기구 유치 자체가 송도의 미래 가능성에 대한 투자에 가까웠다. 그러나 13년이 흐른 지금 GCF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올해 3월 25일부터 28일까지 송도 본부에서 열린 제44차 GCF 이사회는 그 성장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GCF는 이사회에서 개발도상국 기후대응을 위한 18개 신규 사업에 9억6030만 달러를 승인했다. 이로써 전체 포트폴리오는 354개 사업·프로그램,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세계 130여 개국에서 사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협력기관도 168개에 이른다.

2013년 송도에서 첫발을 뗀 국제기구가 이제 200억 달러가 넘는 기후금융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세계적 기관으로 성장한 것이다. 송도 본부의 외형도 달라졌다. 현재 GCF에는 약 400명의 글로벌 인재가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인천경제청은 파악하고 있다. IFEZ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GCF를 포함해 15개 국제기구가 활동하고 있다.

특히 제44차 이사회에서는 파나마시티, 암만, 나이로비·아비장, 수바 등에 지역사무소를 두는 방안이 결정됐다. 지역 거점을 확대하면서도 송도 본부는 동아시아·동남아시아·남아시아를 담당하게 된다. 이는 GCF가 세계 각 지역으로 조직망을 확장하는 과정에서도 송도가 본부 도시로서 지위를 이어간다는 의미가 있다.
GCF 유치는 또 다른 국제금융기구를 송도로 끌어들이는 연결고리가 됐다. 대한민국 정부와 인천시는 2013년 세계은행그룹 한국사무소를 송도에 유치했고 같은 해 12월 4일 GCF 사무국 출범과 함께 세계은행그룹 한국사무소도 문을 열었다.

당시 김용 세계은행그룹 총재는 송도 한국사무소 개소식에서 한국의 개발 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고 한국 정부·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세계은행 한국사무소의 역할도 시간이 지나면서 확대됐다.

세계은행 한국사무소가 입주해 있는 부영송도타워 전경. 사진=인천경제청이미지 확대보기
세계은행 한국사무소가 입주해 있는 부영송도타워 전경. 사진=인천경제청


세계은행은 현재 한국사무소를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혁신·기술 글로벌 센터’​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에 머무르지 않고 디지털 기술과 혁신, 녹색성장, 금융, 도시개발 등의 경험을 세계은행 회원국의 사업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맡고 있다. 세계은행도 2026년 7월 한국사무소가 한국의 개발 경험과 기술을 세계로 연결하는 글로벌 혁신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송도에는 GCF의 기후금융과 세계은행의 개발금융·기술협력이라는 두 개의 국제 네트워크가 자리 잡게 됐다. 또한 송도에서 구축된 국제금융 기반은 청라에서 민간금융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하나금융그룹이 있었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2012년부터 하나금융그룹의 주요 시설을 청라에 집적하는 하나드림타운 사업을 추진해 왔다. 청라 하나금융타운은 약 24만8000㎡ 부지에 통합데이터센터, 하나글로벌캠퍼스, 그룹 헤드쿼터 등을 집적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사업비 규모만 7300억 원에 달한다.

1단계 통합데이터센터는 2017년 준공됐고, 미래 금융인재를 육성하는 2단계 하나글로벌캠퍼스는 2019년 5월 문을 열었다. 하나글로벌캠퍼스 부지만 17만6,107㎡ 규모로 국내 최대 수준의 금융인재 교육시설로 조성됐다. 그리고 올해 5월 21일 마지막 핵심시설인 그룹 헤드쿼터(HQ)가 준공됐다.

청라국제도시역 앞에 들어선 하나금융그룹 헤드쿼터는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약 12만8000㎡ 규모다. 오는 9월부터 연말까지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하나증권,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 하나에프앤아이, 하나생명보험, 하나펀드서비스, 하나금융티아이 등 10개 관계사 임직원 약 2200명이 순차적으로 청라로 이동한다.

기존 통합데이터센터 등의 상주 인력까지 합치면 하나드림타운에서 일하는 금융·IT 전문인력은 약 4000명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가 본사를 서울 밖으로 이전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이는 단순한 인구 유입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청라국제도시에 조성된 하나금융그룹 하나드림타운 전경. 사진=인천경제청이미지 확대보기
청라국제도시에 조성된 하나금융그룹 하나드림타운 전경. 사진=인천경제청


특히 금융지주와 은행·증권·카드·보험·IT 기업의 핵심 기능이 한 지역에 집적되면 법률·회계·데이터·보안·핀테크 등 연관 산업의 추가 유입 가능성이 커진다. 금융 전문인력의 소비와 주거 수요 역시 청라 지역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경제청이 하나금융을 청라 금융산업의 ‘앵커’로 보는 이유다. 경제청의 다음 그림은 송도와 청라를 따로 키우는 방식이 아니다. 송도의 GCF·세계은행을 통해 형성된 국제기구와 개발·기후금융 네트워크에 청라의 하나금융그룹을 중심으로 한 민간금융·IT 역량을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청라에는 핀테크와 블록체인 등 디지털금융 기업을 유치하고,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라는 도시 자산을 활용해 장기적으로 항공금융과 선박금융 등 인천 특화 금융산업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이라는 대형 앵커기업이 들어오는 만큼 앞으로 해외 금융기관과 핀테크·데이터·블록체인 기업을 얼마나 추가로 끌어오느냐가 중요해졌다.

송도 역시 GCF와 세계은행을 단순한 ‘입주 국제기구’에 머물게 할 것이 아니라 국내 금융회사와 스타트업, 대학·연구기관이 국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 「금융중심지의 조성과 발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앙정부가 지정한 금융중심지는 서울과 부산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8월 19일 개최한 제53차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에도 지정 금융중심지 지방정부로 서울과 부산이 참여했다.

인천은 아직 법률상 금융중심지는 아니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 거점’이라는 목표를 실제 산업 경쟁력으로 바꾸려면 하나금융그룹 이전 이후가 더 중요하다. 외국계 금융회사와 자산운용사, 핀테크 기업을 얼마나 유치할 것인지, 금융 전문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송도의 국제기구가 가진 프로젝트와 지역 금융·기업 생태계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후속 전략이 필요하다.

금융도시의 경쟁력은 높은 건물이나 금융회사 숫자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본과 사람이 모이고, 정보가 오가고, 실제 금융거래와 투자가 반복적으로 발생해야 하나의 금융 생태계가 완성된다. 2012년 GCF 사무국 유치 당시만 해도 송도가 2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기후금융을 움직이는 도시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14년 뒤 송도에는 GCF와 세계은행을 비롯한 국제기구가 자리 잡았고, 청라에는 국내 주요 금융그룹의 핵심 기능과 4000명에 달하는 금융·IT 인력이 모이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26일 “GCF와 세계은행의 송도 유치에서 하나금융그룹의 청라 이전까지 오늘의 성과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20여 년간 글로벌 도시의 기반을 다지고 세계와 신뢰를 쌓아온 결과”라며 “송도의 국제기구·기후금융과 청라의 민간·디지털 금융을 양축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금융·비즈니스 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제 인천의 금융 전략은 유치의 단계를 넘어섰다. 송도가 가진 국제금융 네트워크와 청라가 갖추기 시작한 민간금융의 힘을 실제 산업과 투자로 연결하는 것. 그 연결이 성공한다면 송도와 청라는 각각의 국제도시를 넘어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금융산업을 떠받치는 두 개의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후속 금융기관과 기업 유치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대형 국제기구와 금융그룹을 품고도 산업적 파급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GCF 유치로 시작된 송도의 14년, 그리고 하나금융 본사 이전으로 본격화하는 청라의 금융시대. 인천이 ‘금융기관이 있는 도시’를 넘어 ‘금융 비즈니스가 만들어지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지 더 큰 미래가 기대되고 있다.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