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시장, 정부에 항의보다 이전 배경 설명…300만 시민의 대변인 상실
3년 만에 세종행…교육문화센터가 재외동포청 본청 대신할 수 있을까
"협치 아닌 굴종"...권력에 쓴소리 못 하는 정치권·언론, 인천 자존심 추락
3년 만에 세종행…교육문화센터가 재외동포청 본청 대신할 수 있을까
"협치 아닌 굴종"...권력에 쓴소리 못 하는 정치권·언론, 인천 자존심 추락
이미지 확대보기이러고도 300만 시민의 시장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가
인천시장은 정부의 대변인이 아니다. 소속 정당의 눈치를 보는 자리도 아니다. 시민의 권익을 지키라고 선출한 300만 시민의 대표다. 그런데 박찬대 시장의 대응을 보면 인천의 행정자산을 지키겠다는 결기보다 정부 방침을 이해시키려는 태도가 앞선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정부는 지난 13일 수도권 중앙행정기관 등 44곳을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세종으로 단계적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재외동포청은 내년 상반기 이전 대상이다. 2023년 6월 송도국제도시에 문을 연 지 불과 3년여 만이라 허탈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재외동포청은 인천시민의 열망과 유치 노력이 만들어낸 결실이었다. 대한민국 이민 역사의 출발지라는 상징성, 세계를 연결하는 인천국제공항, 국제도시 송도의 접근성이 유치 명분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그 역사성과 입지적 가치를 검토했겠지만 빼앗아버렸다.
인천시장은 어떤 근거로 이전을 받았는가?···참담한 정치인
박찬대 시장은 13일 SNS에서 세종을 행정중심도시로 완성하려는 정부 정책을 설명하며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 유치 협의가 막바지에 있다고 밝혔다. 인천이 불이익을 받거나 소외된다고 보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다. 어처구니가 없는 궤변에 불과하다.
경실련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괴뢰정부라는 취지를 설명했다. 중앙행정기관이 떠나는데 문화시설 유치로 소외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시민의 상실감을 달랠 답변인지 참으로 답답하다. 시장이란 인사가 인천시민 앞에 서 있는 모습은 압도적으로 인천을 이끌고 있다.
재외동포청은 동포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국가기관이다. 교육문화센터는 교육과 문화교류를 담당할 시설이다. 기능과 위상이 다른 두 기관을 어떻게 같은 저울에 올릴 수 있을까 결과론은 본청을 주고 산하기관하고 바꾸는 성과로 분석된다.
교육문화센터 유치는 필요하다. 그것이 본청 이전을 정당화하는 대가가 돼서는 안 된다. 시장이라면 두 기관 모두 인천에 있어야 한다고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정부와 협력하되 인천의 이익이 침해된다면 맞서야 그 사람이 진짜 시장이고 책무다.
유정복 전임 시장을 비롯해 인천의 원로 정치인들에게도 묻는다. 재외동포청 유치 성과를 자랑하던 목소리는 어디로 갔는가. 시민의 힘으로 얻은 국가기관이 떠나는데 침묵하고 있다. 인천 사랑은 자신들의 비겁함에 묻어 소름이 돋는다.
인천을 외치고 책임질 때는 뒤로 물러서 있는 정치인들 일부가 소리쳐도 메아리에 불과하다. 언론도 자유롭지 않다. 시장의 SNS 발언을 그대로 전달하고 교육문화센터 유치를 제목으로 부각하는 쓸개가 빠진 논조에 희망을 잃었다고 시민은 말한다.
사실의 전달은 언론의 기본이다. 권력자의 설명을 검증하는 것은 언론의 의무다. 이전에 따른 행정적 손실, 정부와의 협의 과정, 시장의 대응, 대체시설의 실질적 가치부터 따져야 했다. 권력이 말하면 받아쓰고, 밥 먹자면 넙죽 웃음을 짓는다.
시민이 분노하면 외면하는 언론은 감시자가 아닌 홍보 창구에 불과하다. 물론 비판과 검증에 나서는 언론도 있다. 그러나 지역 언론 전체가 이번 사안을 얼마나 집요하게 추적하고 있는지는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몇 점이나 줄까 낙제점에 가깝다.
인천은 언제까지 정부가 결정하면 받아들이고, 빼앗기면 성명서나 내야 하는가다. 국가균형발전이 중요하다고 해서 인천의 권익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관계가 좋다는 이유로 시민의 손실까지 감수해야 한다면 그것은 협치가 아니라 굴종이라는 비판을 자초할 뿐이다.
박 시장은 이제라도 정부에 이전 재검토를 공식 요구하고 시민에게 협의 경과를 공개해야 한다. 인천 국회의원들 역시 정당을 떠나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 재외동포청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책임 있게 답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침묵이라 기대할 것이 없다.
인천의 자존심을 권력에 눈치나 보거나 동승하고 있다. 그런 정치인들이 시민에게 필요 있을지 묻는다. 300만 시민이 원하는 것은 권력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을 위해 맞설 줄 아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맞서지 않는 시장부터 정치인들을 소환하여 시민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재외동포청이 먼저 인천을 떠난다. 그다음 기개 없는 정치인들이 권력에 쓴소리도 못 하고 뒤따르고 있다. 어른들은 양심의 소리도 못 내고 있다. 자신들만 살기 바쁘다. 인천이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권력 앞에서 침묵하는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시민을 지키지 못하는 정치, 권력을 감시하지 못하는 언론, 인천의 미래를 갉아먹는 좀으로 비교되고 있다. 인천의 가장 큰 위기가 시민 앞에 있다. 100만 서명을 무색하게 만든 일은 700만이 같이 떠나고 있는 웃픈 인천이다. 눈물이 아니면 설명할 길이 없다.
역사는 재외동포청이 떠난 사실만이 아니라, 그때 누가 맞섰고 누가 침묵했는지도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심판할 것이다. 기관 하나 유치하려면 사회적 비용과 인천의 자존감이 동원된다. 곧 잊어버리는 냄비 근성을 버리지 않으면 주권은 더 멀리 갈 것이다.
해양경찰청이 떠날 때 난리쳤던 언론과 시민단체는 그날을 잊었다.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

































